아울러 업계의 과도한 배송 출혈경쟁이 수익구조 악화로 이어지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29일부터 ‘스마트배송’ 비용을 기존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스마트배송은 이베이코리아가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제공하는 묶음배송 서비스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물류·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하지만 스마트배송 상품은 일부에 불과하며 나머지 일반 판매자 제품은 2500원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를 배송 트렌드의 변화로 받아들였다. 단순히 싸고 빠른 배송이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장소에 배달해주는 ‘온 디멘드’서비스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1~2인 가구의 경우 이들이 평일 대부분의 시간동안 집을 비운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빠른 배송 서비스보다는 오히려 집 이외의 배송지를 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밤늦게 도착하더라도 물건을 안전하게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구미에 맞는 식이다. 단순한 배송 속도·가격보다는 ‘경험’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면서 “현재 50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1000개 점포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티몬도 CU에서 비슷한 택배 픽업서비스를, 세븐일레븐은 롯데 계열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제품을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숍도 지하철·주민센터·문화센터·도서관·공영주차장 등 접근이 쉬운 장소에 택배보관함을 설치하고 ‘안심택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물론 이 트렌드에는 유통업계가 온라인 쇼핑의 주도권을 잡고자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속해온 출혈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수도권에 대형물류센터를 짓고 무료·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투자를 지속해왔으나 갈수록 나빠지는 수익구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