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로 다시 뛴다]①동아에스티, 수퍼항생제로 세계시장 정조준

  • 등록 2014-02-11 오전 8:15:24

    수정 2014-02-11 오전 8:15:24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지난 몇 년간은 국내 의약품 산업의 수난시대로 평가된다. 반복되는 약가인하 정책과 영업규제로 국내제약사들의 성장판은 닫힌 상태다.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업체는 사업을 접을 정도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차별화된 영역에서 연구개발 성과를 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복제약 중심으로 외형 확대에만 치중했던 과거의 행태를 탈피하고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국내업체가 배출한 신약도 어느덧 20개를 돌파했고 다양한 개량신약, 천연물신약 등의 개발로 변신을 시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관문인 미국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성과가 임박했고 돈 되는 국산신약도 속출하고 있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를 장착하고 있는 제약사들을 조명해본다.[편집자주]

자양강장제 박카스로 유명했던 동아제약이 신약 제약사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동아제약에서 분할돼 전문의약품 사업부를 담당하는 동아에스티는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천연물신약 ‘스티렌’과 ‘모티리톤’ 등을 연이어 배출하며 신약 개발 제약사로 시동을 걸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후속작품으로 수퍼항생제 ‘테디졸리드’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2007년 1월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한 테디졸리드는 최근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수퍼박테리아를 치료하는 획기적인 약물로 평가된다. 동아에스티는 테디졸리드가 항생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연구원
지난 1928년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발견되면서 당시 치명적인 질병이었던 폐렴, 매독, 임질, 심내막염 등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인류는 끊임없는 박테리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최후의 항생제로 평가받았던 ‘반코마이신’을 무력화시키는 반코마이신 내성 포도상구균(VRSA)라는 수퍼박테리아가 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수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유럽에서는 1년에 2만5000명, 미국에서는 1만9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999년부터 새로운 수퍼항생제 개발을 위한 대장정에 나섰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4년 테디졸리드를 만들어 냈다.

테디졸리드는 독창적인 구조적 특징으로 반코마이신, 자이복스 등 기존의 항생제에도 전혀 듣지 않는 병원성 박테리아에 우수한 항균력을 나타내고 소량 투여만으로도 짧은 치료 기간내 감염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박찬일 동아에스티 사장은 “전세계적으로 MRSA는 심각한 임상적, 경제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테디졸리드는 1일 1회 용법과 짧은 치료기간으로 환자들의 편의성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미국의 항생제 전문개발업체 트리어스 테라퓨틱스가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을 착수했고 지난해 10월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서 1333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개의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했다. 지난달 FDA의 예비 심사를 통과, 이르면 상반기 내에 최종 허가가 예상된다.

이로써 테디졸리드는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 이후 11년 만에 국내 제약업계 두 번째로 FDA 신약 허가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아에스티 입장에선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내놓는 신약이 되는 셈이다.

테디졸리드가 연내 미국 및 유럽에서 승인을 받게 되면 3조원의 수퍼항생제 시장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안정적인 해외 판로도 확보됐다. 최근 트리어스를 인수한 큐비스가 미국, 유럽에서 판매하고 국내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글로벌제약사 바이엘이 공급키로 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테디졸리드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근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치명적인 박테리아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항생제도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 용인 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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