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도 탈중국 가속…베트남·인도서 생산 확대

애플 아이폰14·구글 픽셀7 일부는 베트남·인도서 생산
MS 엑스박스·아마존 파이어TV도 中 독점생산 중단
미중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코로나發 공장폐쇄 등 영향
  • 등록 2022-09-04 오전 10:29:39

    수정 2022-09-04 오후 8:41:3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중국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애플과 구글 등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도 중국을 떠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는 베트남과 인도 등이 낙점됐다.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오는 7일과 다음달 중에 애플과 구글이 각각 새롭게 공개하는 아이폰14와 픽셀7은 과거와 달리 중국 이외 지역에서 일부 생산될 예정이다. 아직 큰 비중은 아니지만 각각 인도와 베트남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애플과 구글이 ‘메이드 인 차이나’를 재고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탈중국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최신 제품들이 중국 밖에서 제조될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가 쉽게 알아채지 못할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은 비단 스마트폰뿐이 아니다. 애플은 이미 에어팟, 애플워치, 아이패드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아이폰도 더 많이 이 곳에서 제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 역시 픽세7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다른 미 대표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도 그동안 엑스박스와 파이어TV를 각각 중국에서 독점 생산해왔지만, 이제는 베트남과 인도에서 각각 출하하고 있다. NYT는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에 따른 최대 수혜 국가는 베트남”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진 데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공급망 붕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중국 기업들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물론 미 기업들의 대중 수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다. 미 정부는 최근에도 엔비디아와 AMD의 최첨단 반도체에 대해 중국군이 악용할 수 있다며 대중 수출을 금지했다.

또한 애플을 비롯한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했던 2020년 초 중국 공장 폐쇄로 막대한 생산 차질을 빚었다. 최근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기업들에겐 불확실성이 매우 큰 정치적 변수다.

이클립스 벤처 캐피털의 설립자인 리오르 수잔은 “중국 제조 제국이 흔들리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자본이 중국에서 제조업을 철수하고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크 기업의 조립라인을 감시하는 인스트루멘털 설립자 안나 카트리나 셰들리스키도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도 모두 (중국 외 지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렴한 생산비용 등으로 지난 20년 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강력한 기술 공급망이 구축된 만큼, 중국에서만 가능한 부품 조달 또는 생산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서스퀘하나의 메흐디 호세이니 애널리스트는 “전체 공급망을 중국 밖에서 다각화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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