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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업체들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가전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1분기부터 호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도 반도체 수급 불균형 상황이 진행 중이어서 팹리스 업체들의 실적 상승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LX세미콘이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 4056억원보다 44% 늘어난 585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2억원에서 1279억원으로 2배 이상(11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2%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으로 역대 최대 매출액 1조 8988억원을 기록한 LX세미콘은 현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처음 매출액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LX세미콘은 가전, 모바일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분야에 주력한다.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들어가 영상 데이터를 제어하는 구동칩(DDI) 매출 비중이 80%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DDI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여기에 타미밍컨트롤러, 터치센서 등 LX세미콘이 주력하는 반도체 제품군 모두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제주반도체는 통상 팹리스 업체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영위한다. 다만 자동차와 통신장비, 보안 등 대기업이 하지 않는 메모리반도체 틈새시장에 주력한다. 제주반도체 관계자는 “통신장비, 보안 등에 이어 신사업으로 진행 중인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텔레칩스는 자동차 ‘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AVN)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주력한다. 현대차·기아에 들어가는 AVN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자동차용 반도체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실적 상승세가 지속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반도체가 부족해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등 완제품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촉발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라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팹리스 업체들이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