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대체자산 모두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김호현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CIO)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자주의체제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며 “아시아 시장은 그간 소외됐지만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청년인구가 선진국과 비교해 배 이상 많아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높이 평가 받는데다, 미국이 자유·국제주의 노선으로 복귀하면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며 자유·국제주의 노선으로의 회귀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인프라의 경우 각국 정부의 부양정책에 따른 개인소비 여력이 늘고, 본격적인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CIO는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을 밝게 봤다. 그동안 비대면 관련 기업들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와 전기차 등의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국내 전통의 제조 기업들의 성장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김 CIO는 “앞으로 공제회의 차세대 먹거리는 기업금융과 주식이라고 보고 비중을 점차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코스피 지수 레벨도 지금보다 더 상승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누적 교공의 수익률은 7.0%다. 주식부문에서는 벤치마크를 아웃퍼폼한 소프트웨어와 바이오, 2차전지 업종 등에 투자를 확대해 국내주식직접부문 벤치마크 대비 9% 아웃퍼폼했다. 김 CIO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던 때 국내 증시에 투자를 확대했다”며 “코스피 기준으로 연초 수준으로 지수가 회복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중간에 회수하지 않고 기다렸던 점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 해외 유수의 GP와 공동투자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산 실사가 어렵지만 해외 유수의 기관투자자와 오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교공의 꾸준한 투자 비결이다. 김 CIO는 “해외 GP들이 제공하는 프로젝트 기회를 국내 다른 기관보다 우선적으로 제공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동투자나 모집 중인 펀드 등을 증권사, 운용사 등에 역제안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공은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엘리 메(Ellie Mae)’ 지분을 투자했다. 북미 소프트웨어 전문 블라인드 펀드인 ‘토마브라보’와 공동투자했는데, 투자 1년 4개월만에 총 투자금 435억원의 4배 수준인 1600억원을 회수를 했다. 이 밖에도 현지 운용사의 제안을 받아 5건의 공동투자를 집행했다.
교공의 대체투자 자산은 9월말 기준 약 19조원이다. 이 중 해외투자 비중은 약 60%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실사가 어려워졌지만 사전에 쌓아둔 유대관계가 있고, 최근에는 비디오 컨퍼런스 콜로 대체하고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게 김 CIO의 설명이다.
장기화된 저금리와 코로나19로 인한 재정확대 등으로 자산의 가치가 상승한 만큼, 디스트레스(부실자산)이나 스페셜 시츄에이션(특수 상황)에 처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출자도 진행중이고, 앞으로도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그는 “국내와 해외 드라이파우더(미집행 투자금)가 많아 자산가격이 계속 올랐다”며 “디스트레스나 스페셜 시츄에이션에 코로나19 이전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었고, 내년에도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재정정책을 받아 유지하고 있지만 곧 한계기업이 나올 수 있다”며 “한계기업은 디스카운트해서 밸류업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투자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요 민감도가 낮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선진국 중심의 민관협력 사업(PPP·Public Private Partnership)과 규제자산 등에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언택트 산업 성장에 따른 디지털 분야, ESG 강화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중심으로 우량 인프라 자산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991년 교직원공제회 공채 3기 입사 △금융투자부 부장 △기업금융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