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제조업 대표기업인 현대차 시가총액을 카카오가 제치며 화제가 됐다. 7일 기준으로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38조7800억원으로 7위,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33조5500억원으로 9위에 머무르며 제조업 대표주 현대차가 간신히 체면은 지키고 있다.
카카오의 질주가 주목받은 이유는 새로운 강자의 탄생이라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창립 15년이 된 카카오는 말 그대로 ‘국민 메신저’이다. 최근 핀테크나 모빌리티 콘텐츠 등의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요 매출은 주로 국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비즈보드 기반 광고사업이다. 반면 현대차는 44년 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현대차와 관련된 수많은 협력업체의 경제 파급효과와 규모, 일자리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세상은 물건이나 금전을 넘어 편안함, 행복감, 만족감 같은 무형의 부가가치에도 그 값을 매기기 시작했다. GDP나 실질적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는 무관해 보이는 시장의 평가는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과연 양질의 일자리인가하는 점이다. 새로 생겨가는 일자리가 또다른 단순 일자리로 채워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든다. 새로운 산업은 현대차나 삼성전자가 만들어내는 규모만큼의 일자리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테슬라와 견줄만한 혁신 기술기업, 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견줄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준비된 인재’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람’이 먼저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만드는 것은 인재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양질의 교육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세계의 공장이 될 수도 있고, 세계의 은행이 될 수도 있고, 세계의 연구소도 될 수 있다. AI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면 전 세계의 AI 기업들이 대한민국으로 모일 것이다. 만들어내고 싶은 일자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는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우리의 내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손에 달렸다.
일자리의 변화와 함께 양극화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양극단의 어디쯤 자리 잡게 해야 할까.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교육시켜야 할까. 이런 질문은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일자리의 질도 바뀐다.
교육이 바뀌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학의 실질적 자율화와 미래 인재 육성형 학과정원조정, ‘국비양성과정’ 확대를 통해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이 시급히 우선되어야 할 숙제다. 동시에 기업에 대한 토대도 공고히 해야 한다. 세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개혁, 기업육성 여건 재구축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중점 산업을 지원하고, 나아가 근본적인 노동의 유연화와 노동 집단의 사회적 경제적 의무도 자각해야 한다.
지금의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시급한 정책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혁신 기술기업 시대에서도 인재 양성은 좋은 일자리를 위한 기본이자 지름길이다. 이는 기업 생존의 터전이기도 하다.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의 선택이 내 아이의 미래와 우리나라의 100년의 미래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