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을 연상시키는 연두색 포장지, 멜론 사진, 고딕 계열 글씨체까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헷갈리기 십상인 두 아이스크림이 있다. 빙그레 ‘메로나’와 롯데푸드의 ‘메로메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두 아이스크림이 화제다. 편의점 아이스크림 진열대에 메로나와 메로메로가 나란히 진열된 사진 한 장 때문이다. 이 사진에는 마치 ‘틀린 그림 찾기’를 하듯 메로나 사이에 메로메로가 교묘히 섞여 있다. 이를 두고 ‘명백한 표절’이다, 멜론 아이스크림이라는 ‘장르의 유사성’으로 봐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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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선호하는 맛에 ‘올 때 메로나’라는 말이 온라인상에선 ‘밈’(Meme·온라인 유행 사진 또는 말)으로 쓰일 정도다.
메로나는 국내는 물로 해외에서도 인기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어렵지만 해외에선 딸기, 바나나, 망고 등 다양한 과일 맛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연간 1000만개 넘게 팔리고 있다.
메로나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의도였을까. 과거 2000년대 초 롯데삼강 시절 출시한 메로메로는 봉 모양의 아이스크림에 노란색 과육의 멜론 사진을 삽입해 차별화했다. 제품명 글씨체 또한 필기체였기 때문에 메로나와 확연히 구분됐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식품업계에선 1위 제품을 따라잡고 싶은 마음에 ‘미투(me too·모방)’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는다”며 “아직까진 메로메로가 메로나의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이렇다 할 대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투 제품으로 보고 있는 빙그레와 달리 롯데푸드는 장르의 유사성으로 봐달라는 입장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딸기 맛이나, 초코 맛 아이스크림이 여기저기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멜론 맛 아이스크림이라는 카테고리(상품군) 특성상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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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미투 상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시작은 농심 ‘짜파구리’와 오뚜기 ‘진진짜라’였다.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기생충’ 신드롬 이후 농심은 소비자 레시피였던 짜파구리를 실제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후 오뚜기에선 짬뽕라면 ‘진짬뽕’과 짜장라면 ‘진짜장’을 섞은 진진짜라를 출시했다. ‘기생충’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3월 출시했기 때문에 일각에선 짜파구리 인기에 편승하려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출시 당시 오뚜기에선 “짜파구리를 따라하려는 것이 아닌 매콤한 짜장라면을 선보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동원F&B의 국·탕·찌개 가정간편식(HMR)도 미투 상품 논란이 일었다. ‘양반’ 브랜드를 딴 제품의 포장 디자인부터 글씨체 등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국·탕·찌개 HMR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트에서 비비고인 줄 알고 잘못 샀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다.
동원F&B는 이 같은 논란에 “출시 전 법적검토를 통해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