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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선뜻 항공사 인수를 나서는 곳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15일 이스타 측의 미지급금 선결 조건 해소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M&A 계약 주체인 이스타홀딩스가 자정까지 이를 해결해야 딜 클로징(계약 종료)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제주항공은 마감시한이 15일 자정까지인 만큼 이날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곧바로 발표하지 않았다. 당장 데드라인을 넘긴 16일에도 입장을 낼지도 미지수다. 작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제주항공이 M&A 제안을 이스타항공에 했던 터라 먼저 나서서 계약 파기 선언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마감 시한이 됐다고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대방 측의 답변을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가 난기류에 휘말리면서 LCC업계를 비롯해 항공산업 구조개편도 지지부진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에 나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LCC만 9개에 달하는 공급과잉의 국내 항공산업 구조를 개편해야하는 시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제주항공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LCC 1위 타이틀을 넘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민영항공사 3위로 도약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면서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이 있는데 코로나19 전후로 경영상황이 완전히 뒤바뀌면서 곳간이 텅텅 비자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을 주도하겠다는 청사진도 생존 앞에서는 힘을 못 쓰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