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앞 대학로가 한산하다. ‘세(稅) 놓는다’는 종이를 덕지덕지 붙인 1층 상가 사이로 마스크를 쓰고 나들이 나선 행인 몇몇이 전부다. 골목 깊숙한 원룸촌 역시 큼지막한 종이에 ‘원룸’을 써 붙인 집들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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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인근에서 원룸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A공인은 “1학기 대학 강의를 온라인수업으로 대체 하면서 월세방이 안 나가는 데다 기존 가계약자들이 해지하면서 방이 남아돌고 있다”며 “집주인들은 관리비 3만원은 안 받더라도 얼른 방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대학가 주변 원룸촌은 통상 연초인 1~2월 월세 계약(이를테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관리비 별도)을 1년 단위로 하면서 3~4월은 물건이 씨가 마른다.
“반년 간 빈 집, 재계약 안했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발표한 ‘대면수업 시작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 4년제 대학 193개교(국공립대 40개교, 사립대 153개교)를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대면수업을 시작한 학교는 4곳(2%)에 불과했다. 또 4월28일 조사 기준 온라인수업을 ‘코로나 안정시’하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37.3%로 가장 많았고 이어 1학기 전체(23.3%), 5월11일(19.7%) 순이었다.
조사 전 주만 해도 대면수업 시작일을 5월4일로 잡은 학교가 46개교였지만 이번에는 17개교로 대폭 줄었다. 반면 1학기 전체(12개교)와 코로나 안정시까지(13개교)까지 연장한 대학이 증가해 전체 대학의 60.6%(117개교)를 차지했다.
앞서 건국·명지·숭실·서강·성균관대·서울대·한양대·이화여대 등은 온라인 강의를 1학기 전체로 연장하거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대학가 원룸촌 월세 최대 7% ‘뚝’
온라인수업이 계속되면서 원룸 수요가 줄자 시세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3월 주요 대학의 월세(전용면적 33㎡ 이하의 원룸)는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서울교육대학교 인근으로 지난 2월 55만원에서 3월 51만원으로 전달 대비 7% 급락했다. 이어 숙명여자대(45만원) 마이너스(-) 6%, 중앙대(38만원) -5%, 연세대(48만원) -4% 등의 순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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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호 다방 빅데이터분석 센터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서울 내 원룸 전·월세 거래량이 줄어 시세 하락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대학가는 방을 비워두거나 계약 해지한 경우도 있어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