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삼계탕 소비가 많은 복날에도 치킨이 인기였다. 매장에 직접 가야하는 삼계탕 대신 손쉽게 배달해 먹는 치킨으로 복날 먹거리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 ‘복날에는 삼계탕’이라는 인식이 수 년 안에 ‘복날에도 치킨’으로 바뀔 분위기다.
| bhc 뿌링클 치킨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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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말복인 지난 12일 역대 일간 기준 주문 건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배달의민족에 몰린 주문 건수는 약 170만건이었다. 이중 치킨은 53만건 수준이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치킨 주문 건수가 평소 주말과 비교해 2~3배 정도 많았다”면서 “말복이라는 특수에 할인 프로모션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배달의민족에는 한꺼번에 많은 배달 주문이 몰리면서 사이트가 서비스 장애에 빠지기도 했다.
배달의민족 경쟁 플랫폼인 요기요는 12일 자체 집계 결과 지난해 말복(2018년 8월 16일) 대비 주문량이 218% 폭증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도 말복에만 23만건의 주문이 몰렸다고 전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면 주말 기준 최고치다.
복날 치킨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늘었다는 점은 인터넷 검색 트렌드에서도 잘 드러났다. 구글과 유튜브 등의 검색어 빈도를 알아보는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주말 치킨과 삼계탕 검색량이 급격히 올랐다. 특이점은 초복과 중복, 말복에도 치킨의 검색량이 삼계탕과 비슷한 패턴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최근 90일 기준 삼계탕의 검색 빈도는 초복 때 최고치를 찍었다. 삼계탕에 대한 검색 빈도가 평소 10(초복 최고치를 100으로 놓았을 때 상대적인 검색 빈도) 미만이란 점을 고려하면 초복에는 여전히 삼계탕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 최근 90일 기준 삼계탕과 치킨 검색 빈도.(구글 트렌드, 숫자는 최고점을 100으로 놓았을 때 나타나는 상대적인 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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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평소 50 정도의 검색 빈도를 보였다. 초복 들어 급증해 94까지 올라갔다. 삼계탕보다는 약간 낮은 정도다. 중복과 말복 들어서는 치킨에 대한 검색 빈도가 완연히 높아졌다. 중복 때 치킨의 검색 빈도는 64였지만, 말복 때는 최근 90일내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반면 삼계탕은 초복 이후 중복과 말복 때 37 정도로 비슷했다.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검색량이지만 초복과 비교해서는 3분의 1 수준이다. 초복에는 삼계탕을 먹지만 중복과 말복 때는 치킨을 더 찾는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복날 특수를 누렸다.
bhc치킨은 올해 초복 하루 매출이 전년대비 55% 증가했다. 중복과 말복에도 전년 같은 시기 대비 30%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bhc 관계자는 “올해 7월과 8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촌치킨도 마찬가지다. 교촌치킨은 초복과 중복, 말복 시기에 평일 대비 6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교촌 관계자는 “8월은 배달 치킨의 성수기”라면서도 “매해 복날 매출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