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날쌘돌이 쿠페형 SUV BMW X2..턱없이 비싼 가격

  • 등록 2018-12-18 오전 7:00:00

    수정 2018-12-18 오전 7: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BMW코리아가 지난달 새로운 소형 SUV X2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X2는 소형 SUV X1의 쿠페형 버전이다. BMW는 SAC(Sport Activity Coupe)라는 쿠페형 SUV 라인업이 있다. 대표모델인 X4와 X6는 개성 있는 외모와 BMW 특유의 주행성을 강조해 팬층을 확보했다. BMW는 여기에 ‘짝수형’모델의 막내 X2를 추가했다.

X2가 진출한 소형 SUV 수입차 시장은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GLA, 재규어 E-페이스, 볼보 XC40 등 경쟁자들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그럼에도 X2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소형 SUV 시장은 새로운 소비자가 계속 유입되면서 끊임없이 성장한다. 지난 2014년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연 3만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4만3000대로 증가했다. 3년 사이에 5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X2는 전륜구동 베이스인 X1, 미니 컨트리맨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전륜구동 기반이다. 차체 크기는 X1에 비해 전장이 79mm 짧은 4360mm에 불과하다. 대신 X2에는 쿠페형 디자인 요소가 적극로 사용됐다. 전폭은 넓지만 전고는 낮다. 더불어 C필러에 박혀있는 BMW 로고는 과거 BMW 쿠페를 떠올리게 한다.

자신만의 개성이 묻어 있는 키드니 그릴과 헤드램프는 단순하면서도 멋이 있다. 눈을 치켜 뜬 듯이 잡아당긴 헤드램프는 날렵한 인상을 더한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키드니 그릴은 오각형에 가깝게 각이 제대로다. 휠하우스에는 과하다 싶은 20인치 휠과 피렐리 고성능 타이어 피제로가 장착된다. 안 그래도 큰 휠에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가 장착돼 ‘달리기 성능에 주력하고 승차감은 포기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펑크가 나도 일정 속도 이하로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타이어다. 펑크가 난 상태로 주행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사이드월이 단단하다. 일반적인 타이어에 비해 승차감이 떨어지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타보기 전까지 속단할 수 없는 법이다. 후면부에는 둥근 머플러 두개가 스포츠카처럼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체적인 사이드 라인이 후면부 쪽으로 솟아 있다. 차체를 커 보이게 할 뿐 아니라 SUV다운 당당함이 드러난다.

문을 여는 순간 BMW 특유의 기분 좋은 가죽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M패키지가 적용된 차량답게 M로고가 여기저기 박혀있다. 신차지만 실내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 1시리즈나 3시리즈 등에 대부분 적용된 형태다. 시동을 걸면 엔진룸에서 디젤 특유의 소리가 들리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BMW 디젤이라면 요즘 ‘흠칫’ 놀랄 수 있다. 그러나 X2에 적용된 디젤엔진은 개선 부품이 장착돼 화재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다. 미니나 1시리즈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탓에 X2는 전륜구동이 기본이다. 거기에 xDrvive가 때에 따라 뒷바퀴로 힘을 분배한다.

X2에는 2.0L 디젤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7kg.m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가속 페달에 슬쩍 발을 올려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전륜구동 베이스지만 움직임은 날카롭다. 전륜과 후륜의 차이를 여유로운 시내 주행에서 느끼긴 어렵다. X2는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해 움직여주는 BMW가 만든 SUV다.

SAV라 그런지 앞머리는 세단처럼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대로 잘 따라온다. 좌우 롤링도 잘 억제돼 수준급의 코너링 성능을 보여준다. 승차감은 편안함보다는 단단함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고속영역에서의 재가속에서도 출력의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전에 시승한 적 있는 재규어 E페이스, 볼보 XC40의 답답한 가속력이 머리 속을 잠시 스쳐 지나간다. X2는 경쟁자와는 완벽히 차별화된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소형 SUV지만 2열 공간은 나쁘지 않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공간에 주먹 하나가 충분히 들어간다. 헤드룸도 신장 180cm 정도라면 충분히 여유가 있다. 머리가 닿지 않는다. 트렁크 공간도 부족함이 없다. 470L가 기본 적재량이다. 40:20:40으로 폴딩되는 2열시트를 접으면 1355L까지 확장된다. 트렁크 바닥에는 꽤 쓸만한 수납공간도 숨어 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인성과 활용도가 좋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터치도 되지만 iDrive와의 연계성이 뛰어나 사용하기 편리하다. 빠진 옵션도 여럿이다. 대표적으로 오토홀드, 2열 열선, 스티어링휠 열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기능 등이 아쉽다. 계기반에는 희미하게 반자율 기능을 위한 표시들이 남아있지만 국내 수입차량에는 이 옵션을 달지 않아 사용 할 수 없다. 이런 편의장비의 아쉬움은 기본기가 탄탄한 주행성능으로 용서가 가능하다.

X2는 앞서 출시된 X4나 X6와 같이 자신만의 확실한 개성과 주행 감각을 갖추고 있다. 14.2km/L의 복합연비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러나 X2에 붙은 6190만원짜리 가격표는 BMW라는 이름이 붙어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1000만원이 저렴한 5000만원대 초반이라도 비싸 보인다. 정말 가격이 메롱인 셈이다. 딜러 할인을 감안해 4000만원대 후반이라면 장바구니에 언뜻 손을 내밀 듯 싶다.

한줄평

장점 : 탄탄한 주행성능과 뛰어난 연비, 성인 4명이 타도 부족하지 않은 공간

단점 :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가격, 사라진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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