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반전 노리는 IPO…공모주 투자 나서볼까

연휴 지나고 4분기 성수기 효과…기관 수급개선 `긍정적`
코스피 부진 만회 기대…"양호한 수익률에 저가매수 기회"
현대오일뱅크·호텔롯데 대어급 등장 기대 커져
연내 상장은 무리…"시장 진입 만으로도 활력 기대"
  • 등록 2018-10-10 오전 6:00:00

    수정 2018-10-10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힘빠진 기업공개(IPO) 시장에 다시 봄바람이 불까. 연말로 갈수록 IPO 기업들이 몰리고, 기관 수급도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흥행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호텔롯데 등 실종됐던 최대어들의 등장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로보티즈를 시작으로 옵티팜·CJ CGV베트남 등 9개 기업이 이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달 18일 에스퓨얼셀 이후 추석 연휴 등으로 잠시 끊겼던 IPO 절차가 한 달여 만에 재개된다. 이달에는 이미 증시에 상장한 크리스에프앤씨(110790) 하나제약(293480) 등을 포함해 약 8개 기업이 새로 입성할 전망이다.

분위기 반전 채비…코스피 `저가매수 효과` 기대

지난달에는 HDC아이서비스와 카카오게임즈의 잇단 자진상장 철회, 흥행 실패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많이 침체됐다. 공모 청약 미달이 나오는가 하면,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종목이 다수 발생했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증시 조정에 수익률도 신통찮았다.

그러나 긴 연휴를 지내고 시장은 분위기를 전환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통상적으로 4분기에는 IPO 기업들이 많이 몰리는데, 성수기 효과와 긴 연휴가 겹치면서 향후 일정이 빡빡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연휴 직전 IPO 절차를 밟은 푸드나무와 에스퓨얼셀은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고, 900대 1을 넘나드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대를 높였다.

코스피 시장에는 CJ CGV베트남·아시아나IDT·에어부산 등 기대주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CJ CGV베트남은 다음달 15일 상장을 목표로 오는 18~19일 수요예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시아나IDT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대기하고 있으며, 에어부산은 지난달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CJ CGV베트남의 공모 규모는 1080억~1320억원으로 예상된다. CJ CGV베트남은 올 상반기 기준 50%에 육박하는 베트남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영화시장 성장률은 향후 3년간 15%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코스피 새내기주들의 양호한 수익률도 힘을 더하고 있다. 하나제약(293480) 롯데정보통신(286940) 등 하반기 코스피에 상장한 5개 종목 중 3개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이들의 평균 공모가대비 주가수익률은 4.8%로 집계됐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종목들이 흥행 부진으로 수요예측에서 낮은 공모가를 확정하고 있는데, 오히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싼 가격에 들어올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낮은 공모가로 들어온다면 상장 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CJ CGV베트남·아시아나IDT 등은 저가매수 효과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IPO시장 수급 환경 전망도 밝다. 3분기가 지나면서 기관들의 자금집행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기관들이 그간 미뤄놨던 상반기 자금집행을 더이상 미루지는 못하고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도 선임되면서 자금집행 분위기를 살펴보고 있는 기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4분기 기관 수급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호텔롯데 대어급 등장 기대…“연내 상장은 힘들어”

실종됐던 대어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모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지는 현대오일뱅크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당초 지난달 본격적인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합작투자사인 현대쉘베이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해 재무제표를 수정한 것이 문제가 돼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최종 의결은 다음달 나올 것으로 관측되며, 가벼운 징계에서 그칠 전망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회계감리에 대한 기본적인 절차는 마무리됐다”며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고의성이 보이지 않고, 상장 전에 정비하는 측면에서 이뤄진 사안이었기에 고의나 중과실 제재하는 것은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연내 상장은 남은 일정상 힘들 전망이다. 통상 증권신고서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 데 두 달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초에 금융당국의 결론이 나온다고 해도 12월 마지막주를 빼면 6~7주의 기간만 남는다”며 “연내 상장을 할 수 있는 것은 맞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올해나 내년 상관없이 들어오기만 한다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혐의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러남에 따라 롯데그룹 사업개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업황 악화로 밸류에이션 기대치는 낮아졌지만, 현재 지주사 체재내에 속하지 않은 호텔 및 화학부문을 편입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또 오랜 기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기다려온 일본 롯데 입장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이미 내년을 목표로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6년 상장을 준비할 당시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던 미래에셋대우는 여전히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가 내년 IPO를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대어의 등장에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6년 당시 호텔롯데의 공모 규모는 최대 6조원을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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