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김지섭 기자]기존에 없던 ‘혁신신약’(퍼스트인클래스) 개발이라는 ‘한우물’을 파고 있는 JW중외제약이 최근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본격적으로 임상을 돌입하기도 전에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것. JW중외제약은 철저한 혁신신약 집중 전략으로 항암제·면역질환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파이프라인(임상 중인 신약)에 대한 성과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덴마크 레오파마에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을 4억 2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키로 최근 계약했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기초연구 수준의 타깃선정과 독성시험 등을 거친 후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는 임상 1~3상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JW1601의 혁신성에 주목한 레오파마가 본격적인 임상을 시작하기 전인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사들인 것.
JW1601은 난치성 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을 완치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로 지금까지의 치료제들이 가능하지 않았던 새로운 타깃에 작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염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을 억제할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지금까지 개발된 약은 히스타민 수용체 H1과 H2에 관여한다. 반면 이번에 기술수출한 JW1601은 현재까지 개발된 적 없는 수용체 H4 대상 치료제다. JW1601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염증유발과 가려움증에 관여하는 히스타민 수용체 H4 대상 첫 번째 혁신신약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또 바르는 약이 아닌 알약 형태의 먹는 약으로 편의성도 개선했다. 피부질환 1위 기업 레오파마도 아토피에 대한 연고제와 항체 치료제 등은 있지만 기존과 다른 수용체 H4 대상 약물이나, 어린 환자에게 사용할 먹는 약의 필요성 등이 강했기 때문에 이번 전임상 단계의 대규모 기술수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아토피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6년 45억 7500만달러(약 5조 1000억원) 규모에서 2024년 73억달러(약 8조 1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JW중외제약은 해당 계열 내 최고를 의미하는 ‘베스트인클래스’가 아니라, 기존에 없던 혁신신약인 ‘퍼스트인클래스’를 개발하는데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1992년 일본 쥬가이제약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 합작법인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어 2000년에는 미국에 화학 유전체학 전문 연구기관 ‘JW Theriac’도 세웠다. 2009년에는 JW크레아젠을 인수하면서 면역세포치료제 분야에도 진출했다.
현재는 암세포의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 윈트·베타카테닌(Wnt)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를 비롯해 탈모·치매·피부조직 등 재생치료제와 면역질환치료제, 자가면역세포치료제 등 다수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JW의 R&D 전략은 철저히 혁신신약에 집중한다”며 “퍼스트인클래스의 경우 타깃 유효성만 입증하면 임상단계 이전에도 기술수출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사례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JW타워(사진=JW중외제약) |
|
| 전재광(왼쪽) JW중외제약 대표와 킴 퀄러 레오파마 글로벌 R&D 본부장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 기술이전에 협약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JW중외제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