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두둑 싼커, 한류 좇아 강남으로…유통업계 출점 러시

중국인 개별관광객, '큰 손' 부상.."싼커 모셔라"
신세계·현대, 강남권에 하반기 시내免 개장
국내외 호텔 체인 강남 지점 늘리기
  • 등록 2018-07-05 오전 6:00:00

    수정 2018-07-05 오전 8:12:09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 중이다. (사진=롯데면세점)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한국관광산업을 지탱해온 큰 축이 바뀌고 있다. ‘싼커(散客·중국 개별관광객)’가 국내 유통·면세·호텔업계 큰 손으로 부상했다.

싼커는 중국인 관광객을 뜻하는 유커(遊客) 중에서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관광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을 말한다. 싼커의 대부분은 중국의 젊은 세대인 바링허우·주링허우(1980·90년대생)를 중심으로 한 밀레니얼 세대로,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자유롭고 유행에 밝으며 구매력이 높은 특징을 지닌다.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하며 한류 콘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여행사를 통해 방한하는 단체 관광객과 달리 직접 정보를 검색해 여행계획을 짜기 때문에 전통적 관광지인 강북보단 유행에 앞선 강남 일대를 선호한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 면세점 매출은 약 1조 30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9% 증가했다. 업계에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쪼그라든 면세점 매출 회복의 일등공신으로 싼커를 지목했다.

서울시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에는 전체 중국인 구매객 중 싼커 비중이 30%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 들어 95%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싼커의 구매력은 지난 중국 노동절(4.27~5.4) 기간 백화점에서도 확인됐다.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중국인 대상 판촉행사를 진행했는데, 싼커가 많이 찾는 무역센터점의 중국인 매출 신장률이 174.1%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중국인 매출 평균 신장률 80.5%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 기간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중국인 고객수는 지난해 대비 48.4% 늘었고, 객단가는 72만원으로 81.7% 증가했다. 특히 구매 단가가 큰 해외패션(142.3%), 럭셔리 시계(92.7%) 등의 매출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기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장품을 주로 구입했던 것과 대비된다.

싼커가 새로운 소비 축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관련 업계도 이들이 선호하는 강남권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중순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에, 현대백화점은 오는 11월 무역센터점에 각각 시내면세점을 연다.

호텔업계도 강남 지역을 적극 공략 중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말 4성급 부티크호텔 ‘L7 강남’을 열었고,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는 지난 3월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을 개장했다. 아울러 내년엔 하얏트 그룹이 부티크호텔 ‘안다즈 강남’을 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발 악재를 겪으며 업계에선 더 이상 중국인 관광객이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됐으나 최근 개별 관광객이 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기존 단체관광객과 달리 구매력이 커 싼커 유치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L7 강남 전경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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