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16일(현지시간) 올랐다. 시리아발(發)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한 데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조세’를 이어가면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12.90포인트(0.87%) 상승한 2만4573.04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1.54포인트(0.81%)와 49.63포인트(0.70%) 뛴 2677.84와 7156.28에 장을 마감했다.
시리아 내전을 두고 대리전 양상을 띠던 미국과 러시아 간 공방이 사라진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미국은 “공습은 종료됐다. 추가 계획도 없다”(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며 ‘확전’ 우려를 사실상 제거했다. 이에 따라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88% 하락한 16.56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호실적’도 한몫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62달러로 지난해의 0.45달러에 비해 크게 올랐다. 이는 팩트셋의 1분기 EPS 전망치(0.59달러)를 웃돈 수치다. 물류수송기업인 JB헌터 트랜스포터 서비스의 희석주당순이익도 1.07달러로 지난해의 0.92달러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선방을 펴고 있는 경제지표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상무부는 발표한 지난 3월 소매 판매를 보면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0.3% 증가)를 뛰어넘는 전월 대비 0.6% 늘었다.
다만,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주가 상승을 보장하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미 이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선(先) 반영된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다. 로이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탄탄한 기업 실적이 증시의 급격한 붕괴를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실적에 기반을 둔 주가 상승 전망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