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새해 아침에 생각해 보는 공동체 의식

  • 등록 2018-01-01 오전 5:10:00

    수정 2018-01-01 오전 5:10:00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새해 무술년을 황금 개띠의 해라고 한다. 개는 사람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유일한 영물이어서 우리는 반려견이라고 부른다. 황금 개띠 해에 태어나는 아이는 흙의 기운을 받아 다른 사람과 조화를 잘 이룬다고 한다. 성장하면 끈기와 용기도 있어 좋은 일들을 만들어 내는 운세를 지니고 있다고 풀이한다. 다사다난을 정리하고 새 출발의 의미도 담고 있으니 올해 우리경제도 이러한 운세에 따라 힘차게 뻗어 가기를 바란다.

우리경제가 올해 당면할 과제는 국내외적으로 녹록치 않다. 우선 소득 양극화를 개선하고 좋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신정부는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부자소득세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정책으로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을 높여 내수시장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살기가 더욱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13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는 저금리 시대를 마감하면서 점점 시한부 뇌관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선진국보다 더욱 높아진 법인세 인상에 당혹해 하고 있다. 게다가 노사갈등도 내연하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정책향방에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투자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세계경제 전체로는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있지마는 이를 뒷받침할 자유무역주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우선 보호무역주의에 의하여 그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하여 우리에게 강도 높은 국내시장의 추가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는 기술혁신과 신산업 구축에 여념이 없다. 우리도 때늦은 감이 있지마는 혁신성장의 기치도 내걸었다. 우리경제는 중견 개방형 체제이다. 경쟁과 혁신을 생명으로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기술진보와 혁신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파열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벤처 창업이 융성되어야만 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태동했다. 기업가의 도전적 정신을 북돋우고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걷어 내는 일도 화급한 일이다.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살아가듯 공급측면에서 혁신성장과 수요 측면에서 소득주도 성장사이에 적극적 조화가 일어나야 한다.

우리경제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양바퀴로 성공을 거두려면 사회적 공동체 정신에도 불길을 지펴야 한다. 건강한 경제의 기본체력은 공동체 의식의 생활화에서 나온다. 우리는 자기 편의위주와 개인주의의 깊은 수렁에 깊게 빠져 있다. 남에 대한 몸에 배인 배려가 부족하다. 소방차가 진입하는 길에 주차금지는 선진 시민의식의 기본 소양이다. 매일 접하는 TV화면은 온통 법망을 피해 소비대중을 속이고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키는 사기행각으로 채워지고 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우리나라를 신뢰가 낮은 사회로 분류했다.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 정신이 취약하고 사회적 규범을 일탈하는 것에 대하여 죄의식이 크게 없는 사회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취약한 사회로 지칭했다. 동계 올림픽도 초읽기에 들어가고 있다. 세계에 우리의 IT기술력을 과시하는 기회이지마는 동시에 공공의식에 대한 우리의 민낯이 들어날 수도 있다. 이제 공공질서에 대한 준수의식은 경외감을 가질 만큼 체질화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유별나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격차가 심하다. 서로 반목의 대상으로 오랫동안 인식하여 왔다. 갑을문화가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에서 우리기업들도 공동체와 더불어 성장하는 경영전략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우리경제는 항상 거센 도전에 슬기로운 응전으로 여기까지 왔다. 새해에는 황금 개띠처럼 갈등을 넘어 기업들이 공정거래의 토대위에 상생과 협력의 공동체정신으로 더욱 영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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