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렬의 All that 부동산 76회] 대형 아파트 매수에 대한 소고

  • 등록 2017-06-10 오전 6:00:00

    수정 2017-06-10 오전 6:00:00

분양 면적 기준으로 25평형 이하를 소형 아파트, 35평형 이하를 중형 아파트, 36평형 이상을 대형 아파트라고 한다. 실거주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 규모는 중형이고, 투자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는 소형이다. 대형은 특정 수요층에게만 인기가 있다.

지난 5년간은 중소형 아파트의 대세 시기였다. 이제 대형 아파트를 매수해도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형 아파트 매수에 대한 판단 기준은 수요의 존재 여부다.

소위 투자의 고수들은 중소형이든 대형이든 시장이 뜨거워 지기 전에 매수하여 가격이 상승하면 매도할 수 있는 노하우들이 있으니 매수 타이밍이라는 것을 희망하는대로 선정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매수 희망층들은 쉽게 매수 타이밍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매수할 타이밍, 매도할 타이밍에 대한 경험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마인드 콘트롤이다. 가격이 내려도 불안하고 가격이 올라도 불안하다. 일반적인 주식 투자층과 유사하다.

투자의 고수층들은 자신이 했던 방법을 따라하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묻지마 따라하기는 결국 묻지마 투자와 다를 바 없다. 물론 투자 고수들이 추천하는 물건을 중장기로 투자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입지에 대한 분석, 상품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스스로 해야 한다.

대형 아파트 매수도 마찬가지다. 입지와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이 되어야 한다. 투자의 기본은 수요 파악이다. 받아줄 수요층 충분히 존재하고 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어떤 시장이든지 실수요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형, 중형 아파트는 거의 모든 지역에 수요가 존재한다. 아파트가 많이 존재하는 입지의 60% 정도는 유효수요가 있는 지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입지 선택에 있어 실패할 확률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가 투자, 소액 갭투자의 욕심에 빠지게 되면 60%를 선택하지 않고 40%의 수요가 없는 입지를 선택하는 경우동 종종 보게 된다.

대형은 더 수요층이 적다. 게다가 수요가 있는 입지가 전체 지역의 20%도 되지 않는다. 중소형 수요층 보다는 규모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중소형과 똑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소형 아파트가 엄청 올랐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는 중형 아파트도 올랐다. 소위 투자의 고수들은 선행 투자를 한다. 소형은 2012년부터 투자를 했을 것이다. 중형은 2014년부터 투자를 했을 것이다. 일반 투자층들이 따라하기를 주로 한다. 다행히 대세 상승장이었으므로 고수들이 투자한 2~3년 동안 대부분 수익을 얻었다. 다행히 60%의 양호한 입지에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일부, 정말 아주 일부 투자층들이 대형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주장한다. 이제 대형이 오를 타이밍이 되었다고. 이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대형이 오를 타이밍이라는 것은 현재 대형의 가격이 중소형보다 저평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중소형이 많이 올라와 주었으니 이제 어쩔 수 없이 대형 가격이 밀려 올라간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도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대형도 갭투자가 가능한 범위까지 전세가와 매매가가 거의 붙었으니까.

이 사실 하나만으로 대형 아파트의 투자 타이밍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먼저 수요를 보자. 대형의 수요가 이전보다 많아졌을까? 물론 전국 모든 지역에 대형 수요가 있다. 어떤 지역을 조사해 봐도 대형에 대한 수요가 있다. 하지만 매우 적다. 강남 같은 잘 나가는 지역이 아니면 지방의 왠만한 아파트 입지는 중소형 수요가 90% 이상이고, 대형 수요는 10%가 넘는 곳이 거의 없다. 서울 강남권의 역할을 하는 각 지방의 중심지를 제외하고는, 대형 수요가 많지 않다.

대형은 중소형보다 오히려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 대형에 갈 정도의 경제력이 있는 세대에서 가격을 중소형처럼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거주 세대들은 중소형 세대보다 선택할 수 있는 입지와 상품의 범위가 훨씬 넓다.

따라서 대형 매수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입지 분석을 해야 한다. 수요가 있는 입지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거주라면 조금더 입지를 확대해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는 정말 입지를 좁혀서 봐야 한다.

대형은 가격이 아니라 수요가 먼저다. 그래서 입지 분석이 필수다.

▶ 김학렬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의 저자로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이데일리 등 주요 일간지, 각종 주간지, 월간지 등에도 부동산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입지 분석 및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한 강의를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2만 3천여명이 구독하고 있는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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