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지난 21일 오후 1시30분 대구 수성구청 지하2층 대강당. 한 평 남짓한 좁은 입구에서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김부겸입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강연을 들으러 구청을 찾은 주민들도 익숙한듯 인사를 받았다.
그러기를 30여분. 김 전 최고위원은 다시 5분 거리에 있는 대구 그랜드호텔로 향했다. 그곳에는 부동산 관련 한 세미나가 열리고 있었다. 그는 매일 새벽 4~5시부터 수성구 일대를 누빈다고 한다.
대구 정치권은 이미 ‘총선 모드’다. 단연 화제는 대구의 ‘정치 1번지’인 수성갑이다. 여권의 심장인 대구는 속된 말로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인데, 김 전 최고위원으로 인해 균열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 전 최고위원의 당선이 가까운 건 아니다. 상대가 김문수 전 경기지사다. ‘텃밭에서 뛰는 대권주자’만으로도 그 위력이 상당하다는 평이다. 김 전 지사 역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수성구를 돌아다니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인 류성걸 의원은 “수성갑을 빼앗기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주민들에게 더 익숙해보였다. 70대 택시기사 황모씨는 “막상 투표장에서 1번이 아닌 2번을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야권의 심장인 광주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광주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한 상태다. 광주 쌍촌동에서 10년째 부동산을 운영 중인 56세 신모씨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서 “투표하면 기호2번이 다시 당선될 수도 있지만 옛날만큼 좋아하진 않는다”고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대구든 광주든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총선 투표 땐 달라질 수 있지만 기존 세력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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