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최수봉 교수는 최근 세계 각국에서 3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75회 유럽당뇨병학회에서 “제2형 당뇨병에서 이환기간에 관계없이 인슐린펌프 치료로 장기간 동안 완치된 환자에 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5개월간 인슐린 펌프를 통해 외래 치료를 받은 당뇨병 환자 21명이 어떠한 기전에 의해 완치에 이르게 됐는지를 규명한 것으로, ‘완치’는 “당뇨병 환자의 공복혈당치 및 식후 혈당치가 6개월 이상 계속해서 정상을 유지하는 경우”를 뜻한다.
◇제2형 당뇨, 인슐린 펌프 치료만으로 완치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 분비기능이 매우 저하된 제 1형 당뇨(소아당뇨)와 인슐린 분비가 되기는 하나 비만이나 고지혈증 등의 이유로 인해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로 하는 제2형 당뇨(성인당뇨)로 나뉜다.우리 몸의 세포가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하도록 돕는 호르몬이 바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인데, 인슐린 부족 시에는 포도당이 그대로 혈액 속에 쌓였다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같은 현상이 바로 당뇨병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인슐린 펌프가 어떻게 완치를 이끌어 냈는지를 규명하고 있다. 21명의 조사대상 환자의 당뇨병 진단 시의 평균나이는 49(범위 32-57)세, 당뇨병 이환기간은 평균 2(범위 0.0-23.0)년 이었다. 이 중 10%에 해당하는 2명의 환자는 약물복용 치료를 하지 않은 사람이었고, 90%인 19명의 환자는 먹는 약인 경구용 혈당제재로 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됐다.
환자들의 인슐린 펌프 치료 시작 때와 완치 때의 각종 검사의 변동사항은 인슐림 펌프의 치료효과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환자들의 당화혈색소치(혈액 속 당분이 적혈구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어 있는 정도)는 7.3(±1.9)%에서 6.2(±0.5)%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되었고, 신체질량지수는 25.7(±3.8)kg/m2에서 25.0(±3.5)kg/m2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저항성을 측정하는 마쯔다 지표는 2.60(±1.26)에서 3.48(± 1.25)로 증가해, 인슐린 펌프로 인해 환자들의 인슐린저항성이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시-펩타이드 생성지수(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 또한 0.06(±0.04)에서 0.10(±0.05)로 역시 유의하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 환자들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신의 포도당 처리 지표도 0.14(±0.09)에서 0.29(±0.14) 증가, 환자들 몸 전체의 포도당 처리 능력이 크게 개선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유럽당뇨병학회에서는 인슐린 펌프의 이 같은 개선 효과에 대한 다른 연구도 잇따랐다. 프랑스의 이브 레즈닉(Y. Reznik1) 박사는 “제2형 당뇨병에 대한 1년 동안의 인슐린 펌프 치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슐린 펌프 치료가 인슐린 주사요법에 비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 증가 및 인슐린 저항성 감소 면에서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슐린 펌프는 사용상의 편리함뿐만이 아니라, 인슐린주사요법에서 보이는 인슐린의 혈액 흡수률의 큰 차이를 없애기 위하여 개발된 장치로, 미세한 주사침을 복부 피하지방에 꽂아 착용한다. 국내에서는 1979년 서울대학병원에서 첫 임상실험이 있은 뒤로 1981년부터 인슐린 펌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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