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 브리핑] 유가하락 역풍 어디까지?

계속된 유가추락에 에너지주-자원부국 통화 `급랭`
금값에도 악재..美 긴축지연-中제조업지표에 기대
  • 등록 2014-12-01 오전 7:36:42

    수정 2014-12-01 오전 7:36:42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2014년 마지막달인 12월이 시작됐다.

◇ 산타랠리 기대= 11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다소 주춤거리긴 했지만, 12월에 들어서면 늘 `산타랠리`(Santa Rally) 기대가 커지기 마련이다. 실제 통계도 그랬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후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으로 12월에는 다우지수가 어김없이 상승했다. 이 5년간 12월 지수 상승률은 평균 1.43%로, 12개월중 단연 1위였다. 117년간 12월에 지수가 상승한 것은 모두 84차례였다. 지수가 오를 확률이 72%나 됐다.

이런 점에서 12월 첫날인 1일에 랠리 기대가 재연될지, 사그러들지를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 하겠다. 다만 상황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 WTI 66달러대로=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추락에도 감산으로 대응하지 않자 유가는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0%나 추락해 배럴당 66.15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9월 이후 무려 5년 3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3.3% 떨어져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70달러 아래로 주저 앉았다.

◇ 얼어붙은 에너지株= 이 탓에 뉴욕증시에서도 에너지 관련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석유 메이저인 셰브론과 엑손모빌이 각각 5%와 3% 하락했고, 세계 1~2위 석유서비스 업체인 슐럼버거와 핼리버튼은 7%, 11%나 미끄러졌다.

가뜩이나 뉴욕증시 전체에서 에너지 관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이 부담스럽다. 또한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유 및 가스 산업이 미국 경제에 10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등의 최근 연구를 인용하면서 “유가 하락이 미국의 경제 성장을 어둡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관련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든다면 미국은 더 큰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자원부국 통화 부진= 외환시장에서도 석유 등 자원 개발이 많은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노르웨이 크로네는 1.5% 떨어지면서 지난 2009년 3월 이후 5년 9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 역시 각각 0.8%, 0.4% 내려갔다.

◇ 죽쑤는 금값= 금 선물 2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주말 1.8% 추가로 하락해 온스당 1175.5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스위스에서도 악재가 전해졌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금 보유 비중을 향후 5년간 20%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법안이 국민투표에서 78%의 반대로 부결됐다. 시장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 금값이 온스당 50달러 정도는 뛸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 美금리인상 지연?= 그나마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반등이 더 힘들어지고 자칫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를 늦출 수 있다.

LPL파이낸셜도 지난 29일 내년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낮은 인플레이션과 유휴 노동력 등 다른 경제지표상으로는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은 “미국 경제의 여러 지표들이 금융위기 저점에서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일부는 거의 정상화됐지만, 지금보다 지표들이 더 개선되기 전까지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일러야 내년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고, 첫 인상 시기가 2016년초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는 5일 시장 전망대로 11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10월 21만4000명보다 늘어난 22만8000명, 실업률은 기존과 동일한 5.8%로 나올 경우 계산은 좀 복잡해질 수 있겠다.

◇ 中제조업 반등할까= 이날 관심있는 지켜볼 지표는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다. 지난 10월까지 석달 내리 하락했었던 만큼 반등 여부가 관심사다. 지수는 50선을 넘어 경기 확장세 자체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HSBC가 집계하는 중국 11월 제조업 PMI도 함께 나온다. 이밖에 11월 대만 HSBC 제조업 PMI와 10월 홍콩 소매판매, 3분기 일본 기업들의 자본지출과 이익, 판매 실적도 공개된다. 이는 3분기 GDP 지표 수정치에 반영된다.

이후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의 3분기 GDP 수정치와 영국 11월 제조업 PMI, 11월 유로존 제조업 PMI, 러시아의 11월말 현재 외환보유고 등이 공개된다. 11월 영국 집값 동향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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