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취업난으로 취업 재수생이 크게 늘었지만, 올해 고용시장도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고용 동향’에 따르면 15세에서 29세까지의 청년층 실업률은 8%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높아졌다. 청년 실업률이 8%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이후 3년 만이다. 반면 청년층 취업률은 39.7%로 전년보다 0.7% 포인트 하락했다. 청년 취업률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과 경영 악화 등으로 대기업과 외국계, 금융권, 중소기업 등이 채용 계획을 축소하고 있어 취업 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차별화된 취업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채용시장 전망 ‘대체로 흐림’
대한상공회의소와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일자리 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채용 계획을 확정한 243개사의 채용 예정 인원은 3만902명으로 작년 채용 실적(3만1372명)보다 1.5% 줄었다. 기업당 평균 채용 인원은 127.2명으로 작년(129.1명)보다 1.9명 감소했다.
중소기업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인크루트는 올해 중소기업 채용이 작년보다 7%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고,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16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직원을 채용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45.1%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204명을 채용한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을 100명대로 줄일 방침이다. 삼성증권도 신입직원 채용 인원을 두자릿수로 축소할 계획이다.
대기업 채용 규모 또한 작년에 비해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 4대 그룹은 올해 약 5만45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5만4650명보다 150명이 적다.
반면, 공공부문의 채용 규모는 작년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잠정 집계한 2014년도 공공기관별 신규채용 계획을 보면, 공공기관 전체 채용 규모는 1만6701명으로 작년보다 1329명 늘어났다.
열린 채용으로 채용 방식 다변화…“맞춤형 스펙 쌓아야”
이처럼 좁아진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채용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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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SK그룹은 공개 오디션 방식의 채용 시스템을 도입해 학력·학점·어학 점수 등을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끼’와 ‘열정’으로 지원자를 평가해 채용한다. 현대차도 채용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에이치(The H)’를 도입, 학교·길거리 등에서 인재들을 직접 찾아 나서 캐스팅한 뒤 4개월간 여행과 봉사활동을 통해 지원자의 면면을 평가한 뒤 채용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현장 채용, 스토리텔링, 오디션 방식 등의 열린 채용을 도입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미션을 통해 서류 심사로는 찾아낼 수 없는 창의력과 적극성, 사회성 등 잠재적 능력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한 인사 담당자는 “그동안 기업들이 최고의 스펙을 갖춘 인재를 경쟁적으로 선발해 왔지만, 앞으로는 기업의 인재상과 직무의 적합성을 토대로 포지션에 딱 맞는 전문성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자 할 것”이라며 “일찍 자신의 진로를 정한 후 기업 맞춤형 스펙을 쌓는 게 취업에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