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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우지수 편입기업 30개주 가운데 29개 주가가 하락했고, 14일과 15일 이틀간 떨어진 폭만 무려 370포인트다. 다우 지수가 1만30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4월24일 이후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29포인트(1.61%) 밀린 2458.83으로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1406.70으로 전일대비 19.84포인트(1.39%) 미끄러졌다. S&P500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헤지펀드 환매요청까지 개시..유동성 위기맞다
이날은 메릴린치가 미국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강등, 이런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의 모기지 자회사 KKR 파이낸셜 홀딩스도 이날 51억달러의 모기지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4000만달러 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31%나 폭락했다. 리먼브러더스는 KKR 파이낸셜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딜로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더 이상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에 대한 소식을 접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이 폭풍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똥이 가장 가깝게 튀고 있는 금융주들의 경우 이날부터 일부 헤지펀드들이 환매(redemption) 요청일을 맞으면서 상황은 설상가상이 됐다.
그동안 유동성으로 부양됐던 증시가 이제 유동성 위기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미국 및 유럽 헤지펀드들은 분기말 15~45일전에는 환매를 요청하도록 돼 있다.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청받은 헤지펀드들은 지불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자산(유가증권)을 내다 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까지 겹치면서 베어스턴스 헤지펀드의 도산 위기나 BNP파리바의 펀드 자산 동결과 같은 대형 사태들이 발생하며 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고갈 공산이 커진 것이다.
코웬&Co.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말론은 이날 시황과 관련, "이는 투자자들이 유동성 상황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우 지수와 다우 운송 지수(TRAN)가 동반 상승할 때 활황장을 점칠 수 있다는 이른바 `다우이론`을 고수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이제 `내다 팔 때`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마켓워치는 다우이론가들 3명 중 1명은 시장이 매도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떠난다..MMF 자산 사상최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주 들어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가 측정하는 변동성 지표 VIX(Volatility Index)는 52주래 최고치 29.84까지 올랐다.
더그 피타 J&W 실그만 스트래티지스트는 "VIX는 계속 20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이 머니펀드 리포트를 인용, 보도한데 따르면 지난 주 미국의 MMF 자산 규모는 2조8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리스크 회피(risk aversion) 성향이 굳어지는 가운데 국채 수익률도 급락(국채가격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캔터 피츠제럴드 채권 브로커를 인용한데 따르면 뉴욕 현지시간 오후 5시16분 현재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54bp 하락한 4.087%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1989년 10월13일 이래 하루 낙폭으론 최대. 그때 당시 다우 지수가 6.9% 폭락했었다. 이날 다우 지수는 1.3% 떨어졌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6bp 떨어진 4.29%를 나타내 2005년10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0.25%가 아니라 0.5%까지 낮출 것이란 가능성을 더 높여 반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