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X파일] 찬밥 된 `클릭` 누구 탓인가

  • 등록 2007-08-14 오전 8:19:55

    수정 2007-08-14 오전 8:19:55

[조선일보 제공] 최근 현대자동차의 중장기 판매 계획에 따르면, 소형차 ‘클릭’의 후속 차종을 국내시장에는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해외 판매는 계속됩니다.

계속 오르고 있는 기름값을 감안할 때 소형차를 더 타도 모자란 상황입니다. 그런데 현대차가 클릭급의 소형차 후속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은 언뜻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안 팔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장에 내놓아 봐야 애프터서비스·부품 재고 부담만 가중돼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클릭은 올 상반기 국내에서 3139대 팔렸습니다. 한 달에 500대 남짓 팔린 셈입니다. 클릭보다 약간 큰 소형차 베르나는 4151대 팔렸습니다. 한 달에 700대가 조금 안 됩니다. 쏘나타·그랜저가 최대 월 1만대까지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참담한 결과입니다.

클릭과 베르나는 지난해 국내 공장에서 각각 18만2000대, 14만1000대가 생산됐습니다. 생산량 대부분이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팔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GM대우의 소형차 젠트라·칼로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두 차종의 국내 생산량은 39만6671대였지만, 내수 판매는 4523대였습니다. 생산량 가운데 내수 비중이 1%대에 불과합니다.

소형차가 안 팔리는 국내 현실. 과연 정부·자동차회사·소비자 어느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소형차 위주의 세제를 내놓지 못한 정부 탓일까요. 쓰임새 많고 경제적인 소형차를 내놓지 못한 자동차회사 탓일까요. 아니면 실속보다는 외형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풍조 때문일까요.

일본·유럽에서는 키가 커서 실내 공간이 많이 나오고 공간 활용도가 뛰어난 다목적 소형차가 가장 많이 팔립니다. 올 상반기까지 일본 판매 1~3위는 도요타 코롤라(아반떼급), 도요타 비츠(클릭급), 혼다 피트(클릭급)였습니다. 유럽도 포드 포커스, 폴크스바겐 골프, 르노 메간, 피아트 푼토 등 중·소형 해치백이 가장 많이 팔립니다.

국내의 소형차 외면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젠 어떤 식으로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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