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오르고 있는 기름값을 감안할 때 소형차를 더 타도 모자란 상황입니다. 그런데 현대차가 클릭급의 소형차 후속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은 언뜻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안 팔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장에 내놓아 봐야 애프터서비스·부품 재고 부담만 가중돼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클릭은 올 상반기 국내에서 3139대 팔렸습니다. 한 달에 500대 남짓 팔린 셈입니다. 클릭보다 약간 큰 소형차 베르나는 4151대 팔렸습니다. 한 달에 700대가 조금 안 됩니다. 쏘나타·그랜저가 최대 월 1만대까지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참담한 결과입니다.
GM대우의 소형차 젠트라·칼로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두 차종의 국내 생산량은 39만6671대였지만, 내수 판매는 4523대였습니다. 생산량 가운데 내수 비중이 1%대에 불과합니다.
일본·유럽에서는 키가 커서 실내 공간이 많이 나오고 공간 활용도가 뛰어난 다목적 소형차가 가장 많이 팔립니다. 올 상반기까지 일본 판매 1~3위는 도요타 코롤라(아반떼급), 도요타 비츠(클릭급), 혼다 피트(클릭급)였습니다. 유럽도 포드 포커스, 폴크스바겐 골프, 르노 메간, 피아트 푼토 등 중·소형 해치백이 가장 많이 팔립니다.
국내의 소형차 외면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젠 어떤 식으로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