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은퇴자들이 재취업 과정에서 혼란을 겪는 현실은 초고령 사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기업 등에서 ‘은퇴 후 삶’을 위한 재교육을 실시하는 등 종합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년연장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서울 성동구가 운영하는 노인 재취업을 위한 성동50플러스센터. (사진=성동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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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데일리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초고령화·초저출산 사회에 맞도록 노후 준비를 위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미 국가에서 노후준비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건강관리나 재무설계 등을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결국 앞으로는 고용을 연장해 제2의 직업을 찾을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서 노후준비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기를 촘촘히 나눠 △일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시기 △일을 줄여야 하는 시기 △일을 하지 못 하는 시기 등 단계별 재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석 교수의 제언이다. 석 교수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서 우리 사회의 방향은 노인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고령자 고용시 기업에 촉진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확대하는 등 노인 재취업과 관련한 부분을 더 강화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정책처럼 노인 재취업을 위한 패키지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전 교육부 차관)는 “학령기 학생 교육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듯 정년 이후 은퇴자의 삶을 위한 교육 인프라 확보를 통해 종합적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청년들에게 취업성공패키지제도를 운영하듯이 노인에 맞춰 재취업 성공 패키지 제도를 만들어 취업알선부터 재교육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현재 대학시설을 평생교육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봤다. 나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학위 과정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 속 학부 중심의 대학보다는 노인들의 재취업을 위한 재교육기관, 평생교육기관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취업을 위한 강좌에 전공 불문하고 수강하듯 일정한 자리를 노인에게 문을 열어줘 수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게 나 교수의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년연장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초저출산·초고령화 사회에서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건강하고 능력 있는 은퇴자를 활용하자는 이야기”라며 “정년연장은 노동력 부족 문제와 노인복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역시 “호봉제 중심 임금체계에서 정년 연장은 기업 부담뿐만 아니라 세대 갈등으로 떠오를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 후 재고용이라던지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가 합의해 사업별로 맞는 정년연장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