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는 HBM의 시간”…반등 기대감 키우는 삼성

삼성전자, 하반기 HBM3 양산…엔비디아 등 공급할 듯
수익성 높은 고부가제품…3Q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
“내가 1위”…삼성, SK하이닉스와 HBM 자존심 싸움도
  • 등록 2023-07-16 오전 9:14:19

    수정 2023-07-16 오전 9:14:19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수조원대의 적자를 냈으나 하반기 인공지능(AI)향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에 돌입하면서다. 아직 시장 크기는 작지만 HBM의 수요 증가가 기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HBM3 제품. (사진=삼성전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말~4분기 초에 HBM3 제품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 일부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HBM3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가 납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은 AI 열풍이 불면서 주목받는 차세대 D램이다. 정보가 오가는 통로인 대역폭을 확대한 제품으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성능을 높이면서 소비전력은 줄인다. 대량의 정보 처리가 중요한 AI 연산 과정에서 데이터 정체를 방지한다.

시장 형성 극초기 단계인 HBM은 전체 D램 시장에서 1%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성장성은 거세다. 삼성증권은 HBM의 가장 최신제품인 HBM3 시장 규모가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가면서 2배 커질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인텔리전스는 HBM 시장 규모가 올해 20억4186만달러에서 오는 2028년 63억1250만달러로 연평균 25.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000660)가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부터 이미 HBM3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엔비디아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40%다.

삼성전자는 자체 집계 결과 자사의 HBM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라고 반박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HBM3 제품이 AMD가 최근 공개한 AI용 슈퍼칩 MI300과 인텔의 슈퍼컴퓨터 오로라 프로젝트, 미국 핵무기 연구소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엘 캐피탄’에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제품을 준비하면서 ‘스노우볼트’, ‘플레임볼트’, ‘샤인볼트’ 등 차기 HBM에 사용할 상표권도 미리 출원했다. 라인업 확대를 준비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HBM 제품 관련 상표. (사진=특허청)
삼성전자가 HBM 신제품 양산에 본격 나서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HBM은 일반적인 D램보다 성능이 좋은 만큼 가격도 2~3배 더 비싼 고부가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여전히 1조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4305억원으로 회복이 점쳐진다. 메모리 3사의 감산에 따른 재고조정과 더불어 수익성 높은 AI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적기에 HBM 제품을 공급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대형 글로벌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공급처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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