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민구 원장] 5월 중순임에도 한낮에는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벌써부터 에어컨을 가동하는 시설들이 늘고 있다.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서 비염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민구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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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비염은 꽃가루, 황사,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봄에 심해지다가 여름에는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에어컨 사용이 증가하면서 여름철에도 적지 않은 비염 환자를 마주하게 된다.
여름철에 비염이 심해지는 이유로는 과도한 에어컨 사용, 알레르기 비염의 주된 항원인 집먼지 진드기의 번식이 활발해질 수 있는 온·습도 환경, 바닷가나 수영장에서의 물놀이로 인해 오염된 물이 코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 등이 있다.
비염이란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및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는 비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비염은 흔히 감기라고 부르는 감염성의 급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 비강구조의 해부학적 이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비감염성의 만성 비염으로 나누기도 한다.
여름철 더운 날씨로 인해 에어컨을 가동하게 되면서 습도가 떨어져 실내공기가 건조해지고, 환기를 소홀히 하게 되므로 먼지나 각종 유해물질들의 농도가 늘어나게 되면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게 된다. 점막이 건조해지면 콧속으로 들어오는 이물질이나 세균 등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져 비염이 심해지게 되고 흔히 냉방병이라 부르는 감기에 걸릴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만성비염 환자의 경우에는 이미 점막이 많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더운 날씨로 인해 에어컨을 켤 경우에 실내와 바깥의 온도차가 5 ~6도 정도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적정 온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비염 환자가 증가하듯이 실내-외 온도차가 크게 되면 우리 몸의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 비염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집먼지 진드기는 온도 25도, 습도 70% 이상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가장 많이 번식하는 특성이 있어 집먼지 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여름철에 더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수영장이나 바닷가에서의 물놀이 후에는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세척해주면 비염의 예방 및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도 모두 해제되고 3년 4개월만의 엔데믹 선언으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여름 휴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우리 모두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하는 슬기로움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