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가 채권 투자 의욕 꺾을까…“만기 보유 투자자는 큰 영향 없어”
8일 삼성증권 통계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채권 투자자들의 신규 유입이 급증한 가운데, 매수 상위 10개 채권 중 9개가 지난 2019년~2020년 사이에 발행된 저쿠폰 채권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기존에 발행됐던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매매 차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저쿠폰 채권이란 만기에 지급하는 쿠폰금리(액면금리)가 낮은 채권이다. 통상 지급 금리가 높은 채권 대비 저쿠폰 채권의 가격 하락 폭이 더 크다. 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하면 채권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여기서 얻는 차익을 비과세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저쿠폰 채권에 매수세가 몰린 배경 중 하나다. 채권은 이자 소득에 대해서만 15.4%의 세금을 내고, 매매차익에는 따로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시세차익 목적이 아닌, 높은 금리를 목적으로 투자한 만기보유 투자자들은 큰 영향이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투세 도입이 현행 안대로 확정될 경우 매매차익을 보려는 고액 투자자 수요는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중도에 팔지 않을 만기보유 목적 투자자들은 크게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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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물꼬가 트인 채권 투자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채권 이자만으로도 양호한 수익률을 보장 받는 경험이 안전자산 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투자경험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정점이 지나기 시작하면 지금 확 달아오른 채권 열기가 한풀 식고 투자자 이탈이 일부 있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금리가 많이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한동안은 인기가 이어질 수 있다”며 “비교적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의 경우 이번 채권 투자 경험을 계기로 계속 투자 기조를 이어 나갈 가능성이 있고, 분산투자를 늘릴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