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동의 타임머신]`지천명` 삼성전자..메모리 보릿고개 넘는 성장통

1969년 창립 당시 매출 3700만원 불과..집 4채 값
TV·휴대전화·반도체 등 50년 고비마다 성장 이뤄
AI·5G·전장 부품 등 신성장 사업..100년 기업 도약
  • 등록 2019-03-16 오전 5:30:00

    수정 2019-03-16 오전 5:30:00

삼성전자의 2009년~2019년 1분기 영업이익 추이. 2019년은 추정치. (자료=에프앤가이드·단위=조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 돼 삶의 안정기에 접어들 시기지만 올 들어 삼성전자가 처한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약 2년 간 지속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나면서 실적을 이끌던 D램 가격이 지난해 10월 이후 40%가량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의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투자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던 D램 수요도 가격 하락으로 조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시장 흐름 탓에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10조원 밑으로 떨어져 7조~8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15조 64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과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등을 출시하고 자동차용 전장(전자 장비) 부품과 비(非)메모리 강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50년 역사를 놓고 볼 때 지금의 위기가 인생으로 비유하면 정점에서 찾아온 짧은 고비 정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공업 주식회사’로 처음 세워진 1969년 당시 이 회사의 한 해 매출은 약 3700만원, 직원 수는 36명에 불과했습니다. 같은해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의 연면적 172㎡(약 52평) 짜리 주택 가격이 1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의 시작은 미약했습니다. 그해 금성사(현 LG전자(066570))의 매출은 117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무려 316배에 달했습니다.

창립 초기 삼성전자는 전형적인 가전업체였습니다. 1970년 일본 산요와 합작해 흑백 TV(모델명 P-3202)를 생산했고 1974년 세탁기와 냉장고, 1977년 컬러 TV, 1979년 VCR(비디오카세트레코더)과 전자레인지 등을 연이어 만들어냈습니다. 그 결과 1980년엔 매출이 2236억원으로 창립 첫 해와 비교해 600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또 불과 4년 뒤인 1984년엔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사명을 지금과 같은 ‘삼성전자 주식회사’로 바꿨습니다.

1983년 11월 19일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64K D램’. 이 제품은 등록문화제 제 563호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청 제공]
1983년 11월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엔 삼성 반도체통신과 합병하며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 합니다. 그리고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고 1994년 양산까지 성공하며 세계 1위 메모리 기업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매출은 1995년 기준 16조원 규모에서 2000년엔 두 배가 넘는 34조원 대로 성장하게 됩니다.

2000년대 들어선 일본의 소니 등에 가렸던 TV 사업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2006년 와인 잔 디자인으로 유명한 ‘보르도 TV’를 앞세워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고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왕좌를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TV 등의 강세로 2010년 매출은 150조원에 달했고 2011년부터는 애플을 넘어 스마트폰 사업까지 세계 1위에 오르게 됐습니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의 히트작인 ‘갤럭시S4’는 8000만대 팔려나가며 2013년 매출은 200조원 선까지 넘어섰습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세서스(전망치)는 현재 8조 3948억원입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국내 2위 기업(매출 기준)인 현대자동차의 작년 한해 영업이익(2조4222억원)의 3.5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물론 메모리 업황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급격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초(超)격차’ 전략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장 부품 등 신성장 사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인 이상훈 사장 등 2명의 공동 명의로 주주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이 서한은 이런 약속으로 마무리 됩니다.

“금년은 우리 회사가 창립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10년 전 창립 40주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올해는 일류 IT기업을 넘어 미래 50년을 위한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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