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②거대한 부력체 띄워 기둥 심고 날개 설치…바다 위서 전기 캐죠

부유식 해상풍력발전(23)
100m 높이 풍차, 중심 잡으며 발전
비용 적게 들고 어민에 피해 최소화
에너지 분야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 등록 2018-11-19 오전 5:40:00

    수정 2018-11-19 오전 5:4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어린 시절 색종이를 이리저리 접어 바람개비를 만들었던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종이로 날개를 접어 수수깡에 다는,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만으로도 바람의 힘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셈이죠. 공기의 흐름인 바람을 이용해 인간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발상은 그래서 인류의 역사 곳곳에 일찌감치 등장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이 그 맥을 잇고 있습니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 거대한 블레이드(날개)를 돌려 운동에너지를 발생시키고,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풍력발전은 미래 인류에게 살만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는 모양새입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기술임에도 풍력발전이 미래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현재 풍력발전은 더 많은 전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이 지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 푸는 작은 풍차, 125m 대형 발전소로 진화

풍력발전의 가장 오래된 형태는 다름 아닌 풍차입니다. 최초의 풍차는 일반적으로 7세기 페르시아만에서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를 통해 발생한 운동에너지로 밀과 같은 곡물을 분쇄하거나 물을 퍼올리는 데 주로 사용했습니다. 17세기 네덜란드가 간척사업에서 바닷물을 퍼내기 위해 풍차를 활발히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죠.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현대식 풍력발전용 풍차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7년 덴마크에서였습니다. 폴 라쿨(Poul la Cour)은 1981년 세계 최초로 풍력발전장치를 개발했고 1897년 직경 22.8m 9㎾ DC(직류) 풍력발전용 풍차를 직접 건설했습니다. 1940년 이후 덴마크 등 유럽을 비롯해 미국에서 상업용 풍차가 활발하게 보급되기에 이릅니다.

수력과 함께 가장 긴 역사를 가진 풍력발전이지만 그 중요성은 최근 더욱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1973~1974년과 1978~1980년 2차례에 걸쳐 국제석유가격이 급등하는 석유파동이 발생한 이후 전 세계는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1986년 체르노빌, 2011년 후쿠시마에서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며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더욱 대두됐습니다.

안전하면서도 깨끗하게 전기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풍력발전 기술도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풍력터빈이 일정 풍속 이상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기의 양(정격용량)을 늘리는 기술개발과 함께, 블레이드 대형화를 통해 전기 생산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지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1980~1990년대 풍력터빈의 정격용량은 75㎾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초반 1.5㎿, 2015년 이후에는 5㎿로 급격하게 용량이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블레이드의 대형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블레이드의 회전 지름은 1980년대 17m에서 2000년대 초반 70m로, 2015년 이후에는 무려 125m로 늘어났습니다. 블레이드가 클수록 약한 풍속에서도 큰 동력을 얻을 수 있어 발전 효율이 높아지는 셈입니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2020년 초반 정격용량은 10㎿, 블레이드 회전 지름은 150m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부유식 풍력발전…새 바람 일으킨다

미래의 풍력발전은 좀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바다로 향할 전망입니다. 종전 풍력발전들은 대부분 육상에 설치돼 왔지만, 부지 확보 및 소음 등 문제를 겪어왔습니다. 더불어 넉넉한 풍량 확보 과제와 블레이드의 대형화로 육상보다는 바다 위에 설치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 설치 누적용량은 지난해 18.8GW로 2011년 4.1GW 대비 4.6배 확대됐습니다. 연평균 29% 증가라는 빠른 성장속도입니다. 육상을 포함한 전 세계 풍력발전 누적 용량은 2011년 238GW에서 지난해 540GW로, 연평균 15% 증가한 것과 대비해서도 해상풍력의 확대 속도는 확연히 빠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모든 업체는 물 위에 띄우는 이른바 ‘부유식’ 기술에 풍력발전의 미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육상 풍력발전은 소음이나 주변경관 훼손 등으로 인·허가를 얻기 어려워 안정적 부지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발전 효율을 위해 블레이드가 대형화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부지확보는 풍력발전이 확대되는 데 가장 큰 장벽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육지에서 먼바다에 풍력발전을 설치할 수 있다면 이 같은 문제들은 한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먼바다는 풍량이 넉넉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부지확보도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먼 바다에서는 기둥을 세우는 작업이 어렵기때문에 물 위에 띄우는 부유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풍력발전이 이미 활성화된 유럽에서는 이미 이러한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의 첫 사례가 나왔습니다. 노르웨이 오일업체 에퀴노(Equinor)는 지난해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세계 최초로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인 하이윈드(Hywind) 프로젝트를 상용 가동했습니다. 수심 95~120m에 달하는 곳에 6㎿ 풍력터빈 5기(총 30㎿)를 설치한 것으로, 가동 이후 3개월 평균 설비이용률은 6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됐습니다. 에퀴노는 2030년 전 세계 해상풍력 용량은 100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중 10%가량이 부유식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유럽은 이미 성장기 …아시아선 中 독주

바다 위 바람을 잡기 위한 전 세계 각국의 노력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 중입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북해를 중심으로 해상 풍력발전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까지 유럽의 해상 풍력발전 누적용량은 15.8GW로 전 세계 해상 풍력발전의 8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저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중국의 해상 풍력발전 누적용량은 2.8GW에 이릅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더해 2020년까지 해상 풍력발전 용량 10GW 착공에 돌입, 5GW를 완공한다는 공격적 전략을 세운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 중인 대만 역시 해상 풍력발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해 1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2025년까지 원전 제로화 및 재생에너지 고정가격매입제 도입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해상 풍력발전 설비 용량 목표를 기존 2GW 수준에서 5.5GW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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