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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동 원료는 자연상태에서 채굴한 동광석과 동 스크랩(재활용한 동 폐품) 등이다. 동광석은 노천이나 지하 광산에서 채굴하고 동 스크랩 등은 산업 현장과 사업장, 가정 등에서 수집된다. 동 스크랩은 전부 재활용할 수 있어서 철, 알루미늄 등과 함께 높은 고가에 거래된다. 특히 원석인 동광석을 동 제품으로 바꾸려면 최소 다섯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①채굴: 동광석을 캐다
동광석은 땅속에 있던 동·식물 주검과 광물 등이 화산활동이나 지각 변동으로 고열과 고압을 받아 생성된 암석이다. 주 매장지역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와 중앙아프리카에 걸친 구리광산지대(Copper Belt)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현재에도 여전히 화산활동이 활발해 계속해서 광석이 생성되는 중이다.
주요 보유국은 칠레, 페루, 멕시코, 미국, 호주 등으로 환태평양 조산대의 중남미 국가에 밀집돼 있다. 그 중 칠레 매장량은 1억6000만톤으로 전 세계 총매장량의 50%에 이른다. 이들 중남미 국가로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 동 제련산업이 발달한 동아시아 제련소로 광물을 운송하는 기간은 석 달 정도 걸린다.
②선광: 광석 순도를 높여 운송비 절감
채굴한 동광석은 필요한 성분만을 골라내는 선광 작업을 거친다. 광석 순도를 품위(品位)로 표기한다. 동광석 품위는 0.5~5%로 다른 금속보다 낮은 편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부분을 골라내 무게를 줄이면 운송비를 원석 운반의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선광법으로 분쇄한 동광석을 물에 띄워 뜨는 성분만을 골라내는 부유선광이 있다. 이렇게 정제한 동광석을 동정광(銅精鑛)이라고 부른다.
채굴지역에서 가공된 동정광은 제련소로 운송돼 제련 과정을 거친다. 제련은 열이나 용액을 통해 광석에서 목적금속을 얻는 공정이다. 제련방식은 크게 건식제련법과 습식제련법이 있다. 건식제련법은 용광로 고열로 광석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자용로(自鎔爐) 공법과 미쓰비시 연속공법(Mitsubishi Continuous Smelting)이 대표적이다.
용광로 일종인 자용로는 스스로 광석을 녹인다는 뜻이다. 동광석은 유황 성분을 함유했기 때문에 동정광에 예열한 산소를 투입하면 스스로 연소한다. 이때 고열이 발생하며 1250℃ 동용탕(구리물)을 만든다. 미쓰비시 연속 공법은 일본 미쓰비시가 개발한 공법으로 동정광과 용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공정이 연속적인 게 특징이다. 이 공법은 좁은 면적에서 대단위 생산이 이뤄져 공간효율이 높다. 또 탕도(용탕이 이동하는 경로)에 덮개를 덮어 분진과 가스 누출을 통제해 환경친화적이다.
습식제련법은 산이 함유된 용액으로 동정광을 녹여 동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동광석 품위가 낮거나 가루 형태의 광석을 제련할 때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동광석은 금과 은, 백금, 팔라듐(Palladium) 등 귀금속과 함께 이뤄져 있다. 귀금속을 회수하는 데에는 습식제련법보다 건식제련법이 더 효율적이다.
④전련: 전기분해로 99.99% 전기동 완성
④+1귀금속: 구리 불순물은 ‘노다지’
슬라임(anode slime)은 전련 과정에서 여과된 정제조동 불순물이 점액질 형태로 침전된 물질을 뜻한다. 슬라임 안에는 동광석에 들어 있던 금과 은, 백금, 팔라듐 등 다양한 귀금속과 희소 금속이 들어 있다. 귀금속 공정은 이런 금속을 추출하는 공정을 의미한다. 제련소는 슬라임을 가열하고 전련 과정을 거듭해 은, 금, 백금 등을 차례로 추출한다. 귀금속을 생산하려면 별도 생산 시설과 귀금속 회수 기술이 필요하다. 회수 기술 우수성에 따라 같은 원료에서 추출하는 금속 종류와 양에 차이가 생긴다. 귀금속 공장을 함께 가동하는 제련소는 고품질 슬라임을 확보하고 운송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는다. 반면 귀금속 공장이 없는 제련소는 슬라임을 외부에 판매한다.
⑤가공: 전기동이 생활 속으로
이렇게 생산된 전기동은 열과 전기전도율이 높고 내식성이 강하다. 또 용융점이 낮아 합금하기 쉽다. 전기동은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전선과 건축을 비롯해 각종 산업의 기초 소재로 널리 쓰인다. 이 중 전선 산업 비중이 약 60%로 가장 높고, 동합금 등을 판과 관 등 산업소재로 가공하는 신동(伸銅)산업이 30%, 합금 및 기타용도가 1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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