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들의 2분기 실적 부진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마저 월 기준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신용등급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호텔롯데는 면세점 수익성 저하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 단계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중국 관광객에 집중된 사업구조로 인해 면세점의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이 저하했다’고 평가했다. 이보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비슷한 이유로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전망을 역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신규 시내 면세점의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리적 강점과 면세사업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선방하고 있으나 두타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의 상황은 좋지 않다. 두타면세점은 영업시간을 벌써 두번이나 단축하며 ‘심야면세점’을 포기했고, 면세점 매장 면적까지 줄였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1분기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곳 모두 2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업계가 체감하는 것은 숫자와는 다르다. 사드 보복에도 반등에 성공했으나 업계는 5월 초 황금연휴에 따라 내국인 해외여행객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과 중국 보따리상 효과일 뿐 사업 환경이 좋아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보따리상의 경우 알선수수료 등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면세점들의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면세점 업계는 6월을 고비로 보고 있다. 한국 여행 금지가 3월15일 본격화하며 1분기까지는 3월 초까지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효과를 봤지만, 2분기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아예 받지 못했다. 특히 5월 황금연휴까지 끝났고, 7월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인 이달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대할만한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이 문제다.
2분기 부진이 3분기,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사드 보복 관련 분위기가 완화됐다해도 중국 정부가 연말까지 한국 여행 금지 조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위인 롯데면세점마저 힘들다는 얘기가 돌 정도면 나머지 면세점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며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 금지를 풀어주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