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 도입 토빈세 대폭 후퇴

주식만 내년부터 시행
세율도 대폭 낮춰져
  • 등록 2013-06-01 오후 1:00:10

    수정 2013-06-01 오후 1:00:10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유럽연합(EU) 내 11개 회원국이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한 금융 거래세(FTT:일종의 토빈세)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에 모두 적용하는 원안에서 후퇴해 주식에만 과세되고 채권은 2016년부터, 파생상품은 그보다도 더 늦게 적용될 전망이다.

세율도 대폭 낮춰진다. 주식과 채권 기준으로 거래 금액의 0.1%를 과세할 예정이었으나 0.01%로 낮춰진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이어폰을 만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렇게 되면 EU가 예상한 세수는 연간 350억유로(약 51조원)의 10분의 1인 35억 유로로 크게 줄어든다.

CNBC는 “FTT가 당초 생각했던 계획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EU 금융권의 승리”라고 설명했다

토빈세 도입은 7개월 전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벨기에, 에스토니아, 그리스, 슬로바키아 및 슬로베니아 등 11개국이 찬성한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 2월 구체적으로 발표된 토빈세 안(案)은 주식과 채권 거래에는 0.1% 세율을, 금융파생상품에는 0.01% 세율을 각각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거래 쌍방 중 어느 한 쪽이라도 이들 11개국에 연고가 있으면 거래지역과 상관없이 세금을 물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영국, 룩셈부르크, 체코, 몰타 등 토빈세를 반대했던 나라들은 이번 방안에 크게 반발했다.

영국과 룩셈부르크는 토빈세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밝혔고 금융계도 토빈세를 시행하면 유럽 내 금융자금이 대거 이탈하게 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특히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 총재와 유로그룹 새 의장에 오른 예룬 데이셀블룬 네덜란드 재무장관도 도빈세 도입을 강력 반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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