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 퀘스트센터에 모인 약 4만명의 주주들은 이날 주총에서 소콜의 사임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버핏은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루브리졸 투자 당시 소콜에게 상황을 자세히 묻지 않은 것은 자신의 `큰 실수`였다고 시인했다. r
버핏은 후계자에 대해 여전히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버크셔의 재보험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아지트 자인을 극찬해 그를 후계자로 꼽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 소콜,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
최근 버크셔의 감사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소콜은 자신의 루브리졸 주식 매입에 대해 버핏에게 `불완전한 공개`를 했고, 주식을 매입한 후 몇 주 지나서 버핏에게 루브리졸을 인수할 것을 권고했다. 버크셔가 루브리졸을 인수한 효과로 소콜의 루브리졸 지분 가치는 300만달러 늘었다.
버핏은 "소콜이 왜 그러한 짓을 했는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소콜이 스스로 잘못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루브리졸 거래를 숨기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콜이 1월 나에게 루브리졸 주식 보유에 대해 처음 말했을 때 그에게 `그래서 언제 매입했느냐`고 묻지 않은 것은 큰 실수였다"고 후회했다.
◇ 후계자는 `화살처럼 곧은 사람`
버핏은 후계자를 묻는 질문에 "화살처럼 곧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나의 후계자는 윤리적으로 완전하게 공명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 주주는 버크셔의 재보험 사업부문의 최고경영자(CEO)인 아지트 자인이 후계자가 될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버핏은 직접적인 대답을 피하면서도 아지트 자인을 극찬했다. 그는 "아지트의 정신은 매일매일 기계처럼 일한다"며 "그는 더 많은 돈을 위해 언제든 회사를 떠났을 수도 있었는데 버크셔를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예전처럼 빨리 읽지 못한다 올해 80세인 버핏은 이날 주총에서 예년에 비해 조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콜 스캔들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탓도 있겠지만, 그의 고령도 한 몫 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버핏은 예전처럼 글을 빨리 읽지 못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오마하의 현인`이 나이가 들고 있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버핏은 이날 오마하 퀘스트센터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젊은이들에게 속독의 비결을 알려달라`는 한 주주의 질문에 "요즘은 예전처럼 빨리 읽지 못한다"고 답했다.
87세인 멍거는 주총이 다섯 시간 째를 넘어서자 밀려오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연신 고개를 떨궜다. 트위터에는 멍거가 졸고 있다는 트윗이 잇따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