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고공행진 끝(?)...오바마 취임 6개월의 명암

  • 등록 2009-07-19 오후 1:52:01

    수정 2009-07-19 오후 1:52:01

[노컷뉴스 제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미국민들의 압도적 지지속에 백악관에 입성한 오바마의 국정운영 3대 축은 여느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치, 경제, 외교였다.

정치는 초당적 리더십에 기초한 국민통합과 개혁에 역점을 뒀고,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했으며, 외교는 '스마트 외교'로 불리는 대화와 소통을 표방했다.

그리고 오바마는 이 3대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바쁜 남자'로 지난 6개월을 보냈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주요 사안마다 이른바 '부시 차별화' 정책에 반발하는 공화당의 비협조가 거듭되면서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의료개혁법안 처리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제에서는 역사상 최대규모인 7천870억달러의 경기부양법과 자동차업계 구조조정, 주택압류 대책, 금융개혁안 등 잇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취임 이후 2백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실업률은 치솟고,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외교 역시 일방주의를 탈피해 그동안 소원했던 국가들에게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리셋(reset) 외교'를 선보였지만 북한과 이란 핵, 對테러 문제등 핵심 현안들의 실타래는 더욱 꼬이기만 했다.

특히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경제위기의 여파는 오바마의 발목을 잡으면서 그에게 한계이자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급기야 흔들리는 민심은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오바마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취임 당시 80%까지 치솟았던 오바마의 지지율은 취임 한 달째에 67%, 100일 때는 64%가 됐고, 6개월을 맞은 지금은 평균 57%까지 떨어졌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서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취임 6개월에 맞춰 실시한 지지율을 살펴보면 존 F 케네디 72%,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69%, 아버지 부시는 66%로 모두 오바마 보다 높았다.

여론분석가들은 오바마의 지지율 '자유낙하'는 26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실업률과 상관관계를 반영한 것이며, 중도성향 유권자들과 공화당 지지층의 이탈이 심화된 때문으로 보고 있다.

물론 공화당 지지층의 '반(反) 오바마' 경향은 민주당의 압도적인 의회 지배구도와 중앙정보국(CIA)의 물고문 진상규명 등 '부시 유산 지우기'에 나선 오바마의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

그런가 하면 오바마는 스마트 외교를 표방하며 소원한 관계에 있던 베네수엘라, 쿠바, 시리아,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나서고, 이슬람권 화해연설을 통해 중동평화 구상을 추진했지만 극단주의 세력의 준동, 북한과 이란의 핵 야욕 앞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여기자 억류, 이란 당국의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 중국의 위구르 자치구 시위 무력진압 등이 잇따랐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력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오바마 정부를 겨냥해 장거리 로켓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추가 도발을 예고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 경제, 외교분야에서 오바마 취임 6개월의 성적표는 '변화와 희망'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와 '한계와 도전'에 그쳤다는 비판으로 극명하게 갈라지고 말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또다시 백악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이날 현안인 의료보험개혁안의 조속한 의회처리를 촉구하면서 취임 6개월에 즈음한 소회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 '허니문'이 끝난 오바마 대통령이다. 가시적 성과를 요구하는 민심에 '레토릭'만을 내놓을 수는 없다. 물론 집권 원년의 결실을 이루기 위한 오바마의 꿈은 '현재진행형'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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