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던 금값은 이틀 연속 떨어지며 20일 1온스당 920달러선까지 내려앉았고, 유가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며 서부텍사스 원유(WTI)가 장중 한때 10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5월 인도분 구리는 1.7%, 6월 팔라듐은 3.9%, 4월물 백금은 0.5% 씩 하락하는 등 상품가격 거품 해소가 조금씩 가시화 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다. 투기세력이 빠지는 것일 수도 있고, 세계 경기침체가 확연해 지면서 상품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둘 다가 원인이라고 하는 분석이 우세하다. (☞관련기사:원자재값 급락..'新3低 시대' 개막신호(?) )
헤지펀드 등 단기성 투기자금들이 마진콜에 대비, 현금확보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도 달러강세에 따른 상품가격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처럼 상품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줄어든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사용 가능한 통화정책 수단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국내에서는 수입원가가 절감돼 경상수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결국 증시로서도 상품가격 하락은 반가운 재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1970년대 초반과 1990년대 초반 상품 가격의 하락전환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으며, 1981년 경기침체의 경우 2년간 지속된 상품 가격 하락이 주가 반등의 촉매로 이어졌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원자재가 하락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투자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보단, 원자재 시장에서 투기적 자금이 부분적으로 이탈하면서 나타난 거품 해소의 성격"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추세로 이어질 경우, 항공과 석유화학, 전력, 음식료 업종이 단기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했다.
오늘이 주말인 점을 감안하면 오후장 들어 주식시장이 어떻게 출렁거릴 것인가가 관심사가 되겠지만, 적어도 기댈 언덕이 하나쯤 생겼다는 점은 낙관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