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홍콩으로 귀는 중국으로

내 중국펀드 위험관리 이렇게
中 증시 불안한데… 내 펀드 조마조마… 어찌하오리까
  • 등록 2007-09-13 오전 8:23:54

    수정 2007-09-13 오전 8:23:54

[조선일보 제공] “곧, 중국 시장이 대폭락한다며?”

최근 툭 하면 튀어나오는 중국증시 관련 루머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지난 11일에는 상하이종합지수가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4.5%가량 떨어졌다. 그동안 너무 오르기만 했으니 그에 대한 불안감으로 나오는 루머인 셈이다. 게다가 그동안, 펀드가입 창구 직원들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둘러 대던 ‘올림픽 전까지는 무조건 좋다더라…’는 낙관론. 하지만 어느새 올림픽도 내년으로 코앞에 닥쳐왔다. 이제는 정말 중국 펀드에서 철수해야 옳은 것일까. 하지만 불안한 민심과는 달리, 여전히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편에 서 있다. 특히 이들은 중국인들의 해외투자 허용 조치에 따라 홍콩 증시가 크게 뜰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펀드는 홍콩 증시 투자 비중이 높다. 그래도 만약,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올 타이밍을 고려한다면 중국 정부의 말을 경청하라는 조언이다.

◆중국 펀드 쏠림 현상 지속

중국 펀드의 인기는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중국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4월 말 3조9422억원에서 지난달 말 8조65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인기의 비결은 역시 높은 수익률이다. 올해 들어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100%가량 올랐고, 중국 증시 관련 펀드 수익률도 6개월 수익률이 최고 71%에 이른다.

그런데 자신의 펀드를 중간 점검하고 싶다면, 일단 어느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인지부터 살펴야 한다. 펀드마다 투자하는 증시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은 크게 본토시장(상하이 A주·B주, 선전 A주·B주)과 홍콩시장(H주, 레드칩)으로 나뉘어 있다. 본토의 A주식은 내국인 전용, B주식(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음)은 외국인 전용주식을 말한다. 또한 H주식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본토 기업 주식을 말하며, 레드칩은 중국자본이 35% 이상 출자한 홍콩소재 상장기업으로 주로 소형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대부분의 중국 펀드가 홍콩 H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현재 H증시 비중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펀드는 동부자산운용의 ‘동부차이나주식형’으로 약 70%가 H증시에 투자돼 있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법인’ 펀드의 H증시 비중이 65%에 달하고, ‘한화꿈에그린차이나’도 61% 수준이다.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시하라

다행히도 최근 홍콩 증시가 ‘러브콜’을 받고 있다. “홍콩 증시를 눈여겨보십시오. 중국인들의 자금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이니까요.” 대우증권의 김정훈 연구원은 “중국 국내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투자 허용 조치 이후, 중국인들이 홍콩 증시를 향해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중국 개인투자자들에게 해외 증시, 그것도 우선적으로 홍콩 증시의 주식 매매를 허용한다고 밝힘에 따라, 홍콩 증시가 크게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 수준은 중국 증시 상장 기업들보다 싸다는 것도 매력 중의 하나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상하이 A증시의 PER는 47배인 반면, H주식의 PER는 22배 수준이다. 김정훈 연구원은 “상하이 A증시와 H주식에 동시에 상장된 기업 주가를 비교하면, H주식이 A주식보다 37%가량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하이 A증시에 상장된 기업들 중 약 74%가 정부가 대주주인 반면 홍콩 H주식은 96%가 정부가 대주주다. 중국은 아직도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정부가 대주주이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등 사업상 수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中 정부의 말 속에 모든 것이 있다

한 외국계 투자은행의 A주식운용본부장은 “중국 증시의 향방을 알려면 중국 정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그들이 최근 해외 투자 허용 조치를 취한 것은 아무래도 중국 본토 증시의 열기를 식히려는 조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열리는 제17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긴축정책이 나올 것인지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의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올해 들어 중국 증시가 3% 이상 폭락한 사례가 모두 15차례 있었는데, 모두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또는 증시과열 진정책이 직격탄이 됐다”며 “정책 방향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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