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희석기자]
한겨울에 온 나라가 복권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최근 국내 복권사상 최고인 65억원짜리 로또복권 당첨자가 나오면서 복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복권 한장은 `심심풀이`로 `푼돈`에 머물수 있겠지만 복권시장은 이미 1조원을 넘어선 대형시장이다. 더구나 복권은 서민 등 저소득층의 애용물이라는 점에서 복지와 분배를 강조하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철학과도 맞닿아있는 첨예한 현실의 문제다. 한국 복권시장의 현황, 문제점, 개선책 등을 기획시리즈로 진단한다. (편집자주)
추첨식 5개, 즉석식 9개, 인터넷 35개. 로또 복권이 등장하기 전까지 우리나라 정부기관에서 발행하는 복권상품은 이렇게 49종에 달했다. 현재는 10개 정부기관이 개별 법률에 의거, 복권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거의 해마다 새로운 복권이 선보였다. 평균 10개 내외인 외국에 비해 과다하다는 지적이 나올법 하다.
이처럼 복권이 난무하게된 것은 다분히 `행정편의주의`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기관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법개정을 하며 끼워넣기 식으로 복권발행 근거를 마련해 온게 사실"이라며 "자기 법만 개정하면 복권발행이 가능한 시스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다보니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은 가판대에서 "무슨 복권주세요"가 아니라 그냥 "복권 얼마치 주세요"라고 한다. 사는 사람은 내가 산 복권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한장의 복권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복권을 만든 취지에서 한참 벗어난다.
복권시장 매년 40%이상 급팽창
우리나라 복권시장은 지난 69년 건설교통부가 주택복권을 발행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최근 복권시장 규모(판매액기준)를 보면 98년 3209억원, 99년 4216억원, 2000년 5027억원, 2001년 7112억원 등으로 불어났고 지난해에는 드디어 1조22억원으로 1조원대를 돌파했다. 증가율을 보면 99년 31.4%, 2000년 20.3%, 2001년 40.2%, 2002년 40.9% 등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아래표 참조)
복권판매를 통해 조성된 자금도 98년 814억원에서 99년 1348억원, 2000년 1678억원 등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776억원을 조달했고 올해 세입예산에서 정부가 복권을 통해 조달하려는 자금 규모는 2562억원으로 잡혀있다.
국내의 복권시장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지않은 편.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권 판매액은 2000년 기준으로 0.08%. 이는 스페인 1.2%, 영국 0.4%, 독일·영국 0.3%, 일본 0.1%에 비해 못미치는 수준이다. 1인당 GDP대비 1인당 복권 구매액도 0.09%로 스페인 1.3%, 미국·영국·독일 0.4%, 일본 0.1%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의 복권시장은 최근의 추이나 주변국과 비교해 볼때 앞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복권시장 잠식해가는 공룡 `로또`
정부는 이런 잠재력을 염두에 두고 복권시장의 발전방안을 마련했고 이미 실시하고있다. 이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아이템이 바로 `로또`다. 로또는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대종을 이루고 있는 온라인복권.
로또복권은 이탈리아·영국·스페인 등 유럽 24개국, 미국·브라질·캐나다 등 미주 6개국, 중국·일본·대만·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7개국 등 세계 40여개국에서 발행되고 있다. 로또복권은 2000년 기준으로 미국의 복권시장에서 24.6%를 차지하고 있고, 캐나다 41.1%, 영국 85.7%를 점하고 있다. 세계 복권시장에서 로또의 비중은 43.0%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서 지난 12월 처음 등장한 로또도 기존 복권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다. 로또의 총괄운용주체인 국민은행은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해 로또의 판매금액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복권시장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바야흐로 복권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우리나라 복권시장 추이(단위: 억원,%)
97 98 99 00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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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액 3664 3209 4216 5074 7112 10022
성장률 -2.4 -12.4 31.4 20.3 40.2 40.9
재정수입 1009 814 1348 1678 1834 1776
<자료:국무총리 국무조정실, 한국조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