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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부와 보험업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중소기업벤처부는 이달 4일 ‘전통시장 화재보험 제도개선 공동 TF’ 2차 회의를 연다. 정부를 비롯해 보험업계·외부 전문가가 모인 공동 TF는 지난달 4일 킥오프(1차) 회의를 진행하고 첫 삽을 떴다. 전통시장은 노후 건축물이 밀집돼 있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벌집형 미로식 점포 구조’가 많아 피해 심도가 상대적으로 크다. 올해 초 점포 292개 중 277개 점포가 소실된 서천 특화시장도 대표적인 예다. 소방청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2023년) 총 290건의 전통시장 화재가 발생했고 재산피해 규모만 하더라도 828억 2700만원에 달한다. 건당 재산피해 수준은 2억 8500만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특수건물(면적이 일정 기준을 넘는 공장·아파트 등) 화재와 비교해도 약 4배 큰 규모다.
그러나 정작 위험을 보장해줄 화재보험은 미가입 사각지대에 있다. 일단 상인 수요가 적고 손해율도 높은 탓에 보험사도 적극적인 화재보험 판매를 꺼리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번 TF를 통해 비교적 화재 발생 가능성은 크지만 보험 가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점포의 인수 기준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실제 이데일리가 취합한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보험 원수보험료는 연간 5억원대로 집계됐다. 전통시장 개별점포가 전국 23만개가 넘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이중 화재 리스크에 더 취약한 ‘3~4급 점포’의 화재보험료 비중은 20~30%대에 불과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간 보험사가 제공하는 전통시장 화재보험의 인수 기준 개선 방안을 보험업계와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의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든 ‘전통시장 화재공제’ 활성화 방안도 TF 테이블에 오른다. 행안부가 민간 영역인 보험사 상품을 개선한다면 중기청은 화재공제를 손질하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전통시장 화재공제는 상인의 납부로 공제기금을 마련하고 사업운영비를 정부에서 지원해 일반 보험보다 저렴하게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지자체가 너나없이 공제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전국 평균 가입률은 31.8%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전통시장 화재보험 개선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법적·시설 미비점 개선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통시장은 보험 안전망 지원 대상 밖인 미등록 점포 규모가 꽤 많고 소방시설법을 준수하지 않는 점포도 있어서다. 철저한 화재 리스크 관리 없이 상품만 재정비하면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 구획조차 확실하지 않고 소방법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게 전통시장의 현주소다”며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에게 우연한 사고를 보장해주는 보험의 원리에 맞게 가려면 화재 리스크를 줄이는 게 선결과제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정부 재원에서 보험료를 직접 지원하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며 “시설 안전·상인 인식 향상이 우선이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