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경찰 추적에도…이틀 뒤 “대구 지하철 낙서” 지시

  • 등록 2023-12-27 오전 6:39:43

    수정 2023-12-27 오전 6:39:43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10대 남녀에게 경복궁 낙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팀장’이 이틀 후에는 대구 지하철역에도 낙서를 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낙서로 훼손된 부분에서 레이저장비를 사용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 팀장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 16일 새벽 임모(17)군과 B양(16)에게 스프레이로 경복궁을 훼손하라고 지시한 지 이틀만인 18일 또 다른 10대 학생에게 대구 지하철역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다. 당시는 이때는 이미 낙서 테러가 크게 보도되고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선 뒤였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쯤 텔레그램을 통해 10대 학생 C양과 대화를 하며 사는 곳을 묻고는 “대구에 산다”고 하자 “지하철역 통로에 낙서를 해달라”고 했다. 아무 지하철역이나 상관없다던 A씨는 “마스크랑 모자 쓰고 하시면 걸릴 일 없다”고도 설득했다.

하지만 C양이 범행을 망설이면서 대구지하철 낙서 테러가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하고 도주했던 낙서범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 붙잡혀 들어오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서 A씨는 지난 16일 임군과 B양에게 경복궁 담장 등에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영화 공짜’ ‘○○○티비’ 등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를 낙서하라고 했으며 자신이 사이트 운영자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임 군은 “이 팀장이라는 사람이 ‘빨간색과 파란색 스프레이로 해당 낙서를 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고 의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한편 A씨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미성년자들에 접근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찰은 임군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마치고, 임군에게 10만 원을 입금한 계좌의 소유주가 A씨가 맞는 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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