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세계 25위권 전시장 도약…소프트웨어(조직·안전·ESG·DX 등) 경쟁력 키울 것

취임 50일 맞은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킨텍스 3전시장 올해 착공, 2026년 준공
20년 운영권 수주 '인도 IICC' 10월 개장
2030년 운영 전시면적 60만㎡로 늘어나
  • 등록 2023-02-17 오전 7:17:20

    수정 2023-02-17 오전 7:40:27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사진=킨텍스)
[이데일리 이선우 정재훈 기자] “킨텍스 1·2·3 전시장 17개 홀을 모두 사용하는 대형 전시회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사진)는 지난 14일 이데일리와 만나 “올 하반기 착공하는 3전시장이 완공되면 킨텍스가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같은 18만㎡의 가용 전시면적을 갖추게 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예정된 3년 임기가 3전시장 개장 전에 끝나지만, 25년 만에 완전체를 갖추게 되는 킨텍스를 상징할 메가 이벤트는 반드시 본인 임기 내에 찾겠다는 게 이 대표의 포부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구성원들에게 가장 먼저 던진 화두가 3전시장 개장 행사 발굴”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있는 행사 아이템을 찾을 때까지 수시로 아이디어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행정 전문가에서 전시장 대표로 변신

작년 12월 말 국내 최대 전시장 킨텍스의 9번째 수장 타이틀을 단 이 대표는 32년 경력의 행정 전문가다. 1986년 행정고시(30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남들은 한 번도 하기 어려운 경기도 부지사를 두 차례나 지냈다. 2012년 김문수 전 도지사 시절 초대 경제 부지사에 이어 2015년엔 남경필 전 도지사의 부름을 받고 3년간 행정 1부지사를 역임했다.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대표는 20년 전 킨텍스 태동을 이끈 장본인 중 한 명이다. 1998년 경기도가 인천 송도와 치열한 경합 끝에 일산 신도시에 수도권 종합전시장을 유치할 당시 그는 도청 정책기획관으로 유치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2005년엔 문화관광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1전시장 개장 현장을 지켰고, 2전시장이 문을 연 2011년엔 킨텍스 주무 부서인 경제투자실장으로 건립부터 개장까지 전 과정을 지켜봤다. 행정1부지사 시절엔 1998년 유치 때부터 국책사업에 포함됐지만 사장 위기에 놓인 3전시장 건립을 공론화해 재추진의 물꼬를 텄다. 이 대표는 “전시장 운영자로서 경험과 전문성은 부족할 수 있지만, 적어도 킨텍스만큼은 해야할 역할과 기능,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행정가에서 기업가로 바뀐 타이틀을 달고 50일을 지낸 소회를 묻자 “하루하루가 살같이 지나갔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킨텍스는 현재 앞으로 20~30년 뒤 운명을 좌우할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그는 신임 대표 앞에 놓인 가장 큰 현안으로 2026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3전시장 건립을 꼽았다. 2020년 1월 확정된 3전시장 건립은 추진단 구성과 건립 예산 추가 확보 등을 이유로 최초 계획보다 2년 가까이 일정이 늦춰졌다. 여기에 3전시장이 기존 주차장 부지에 들어서는 탓에 대체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최근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킨텍스역 출구를 최대한 전시장과 가까운 쪽으로 설치하기 위해 건설사, 국토교통부 등과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눈앞에 놓인 현안 하나하나가 모두 정해진 시간 안에 최선의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 사안들이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약 500m 거리의 킨텍스역과 전시장을 무빙워크로 연결해 접근 편의성을 확보하고 주차장은 여유 부지 확보와 동시에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을 활용해 입·출차 시스템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사진=킨텍스)
어반 콩코스 복합 문화공간으로 기능 확대

대형 전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연계성 확보다. 큰 규모로 내부 이동의 편의성이 떨어지고 위치에 따라 특정 공간과 시설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2021년 웨스트홀을 증축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가 내부에 모노레일 역을 설치하고 지하에 전기차 전용터널 ‘루프(Loop)’를 뚫은 것도 늘어난 시설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전시 면적 기준 세계 25위권 대형 전시장 대열에 합류할 킨텍스의 내부 연계성을 높여줄 시설로 ‘어반 콩코스’(Urban Concourse)를 꼽았다. 대형 링(Ring) 또는 교량 형태로 조성될 어반 콩코스는 킨텍스 1·2전시장 도로 상부공간에 들어서 전시장을 하나로 이어주는 연결통로다. 시설 간 이동 시 외부로 나가지 않고 내부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어반 콩코스의 핵심 기능이다. 이 대표는 “어반 콩코스를 연결통로를 넘어 식당, 카페, 소규모 문화·예술행사가 가능한 전시·공연장 등 시설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누구나 한번은 와보고 싶어 하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사진=킨텍스)
킨텍스 사업의 두 축인 전시장 운영과 전시회 개최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의 거점이자 타깃 시장으로 전시장 운영은 인도를 중심으로 한 서남아시아 시장, 전시회 개최는 유럽과 함께 전시산업의 양대 산맥인 미주 지역을 지목했다.

2018년 20년 운영권을 수주한 인도 뉴델리 위성도시 드와르카에 들어서는 ‘인디아 국제 전시컨벤션센터(IICC)’는 오는 10월 전체 30만㎡ 시설 중 12만㎡를 개장한다. 개장 행사로 7만㎡ 규모 서남아 최대 플라스틱산업전도 유치한 상태다. 그는 “인도 IICC와 3전시장에 이어 2030년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 내 12만㎡ 컨벤션센터가 완공되면 킨텍스는 60만㎡ 규모의 전시장을 운영하는 전문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 집중된 전시회 개최사업은 미국, 캐나다 등 미주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킨텍스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소프트웨어 혁신을 꼽았다. 대규모 하드웨어를 보유한 킨텍스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지속성장해 나가려면 지금보다 더 디테일에 집중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한 달 만에 실·팀 단위 직제를 팀 단위로 슬림화한 것도 조직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산업계의 최대 화두인 안전, 디지털 전환(DX),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은 모두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수렴된다”며 “킨텍스가 시설 규모로는 세계 1위 전시장이 될 수 없겠지만 소프트웨어 경쟁력만큼은 세계 톱 클래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임기 내에 하나씩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율 대표는…

△1960년 10월 서울 출생 △보성고·연세대 법학과 △버밍엄대 대학원(지역정책학 박사)△제30회 행정고시(1986년) △화성시 부시장 △경기도청 문화관광국장·경제투자관리실장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장 △제13대 경기도 정무부지사(초대 경제부지사)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장 △대통령비서실 재난안전비서관 △제8대 경기도 행정1부지사 △수원시정연구원 이사장 △제17대 한국전시산업진흥회 회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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