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맞물려, 연준 내 대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 중 한 명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제는 금리 인상에서 후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연준 내에서의 통화긴축 완화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연준은 다음달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쏠려 있지만, 12월에는 그보다 작은 폭의 인상에 대한 신호를 보낼지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기사를 쓴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매번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동향을 정확하게 보도하기로 유명하다.
사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연준이 12월 FOMC 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보도가 나온 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12월 금리를 4.50~4.75%로 올릴 확률을 50.0%로 보고 있다. 전날 75.4%보다 확 낮아졌다.
다만 이는 또 다른 시장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WSJ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에 7~8월 시장은 반등했다”며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은 8월 말 (잭슨홀 미팅을 통해) 시장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 놓았다”고 했다. 당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시장의 오해를 초강경 매파 발언으로 불식시켰던 점을 상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12월 FOMC에서 50bp 금리를 인상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에는 금리를 (기존 예상보다) 다소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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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가 나온 뒤 연준 비둘기파인 데일리 총재도 이런 기대에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를 냈다.
캘리포니아주 UC버클리대 피셔 부동산 및 도시경제정책 자문위원회 주최 연설에 나선 데일리 총재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상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 넣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이제는 정책금리 인상을 늦추는 것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 역시 연준의 최종금리가 4.5~5.0%일 것이라는 점도표에 대해 “여전히 이런 예측이 타당하다고 본다”면서 “나 스스로도 이 최종금리를 계속 되새기기 위해 (점도표 그림을) 내 방 벽에 붙여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일리 총재는 “이미 정책금리가 경제활동을 제한하거나 자극하지 않는 중립 수준까지 온 상황이라 이제부터는 (금리 인상이 경제를 제약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제지표에 의존해 판단해야 하는 통화긴축의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의 통화긴축이 경제를 너무 과도하게 조이기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경기 둔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등의 역풍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 정책금리를 얼마나 높게 올려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