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5대1 주식분할을 단행했던 테슬라가 또 한 차례 주식분할을 실시한 것은, 주가 수준을 낮춰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을 더 늘리기 위한 것이다.
실제 지난달 월가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 주가는 그 다음날 10%나 급등했고, 이후에도 주식분할에 대한 기대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8일 5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한 테슬라 주가는 현재 200일선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는데, 이번 주식분할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통상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해 주식분할을 실시하는데, 실제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작년까지 주식분할을 실시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은 그 해 주가가 평균 12% 올랐었다.
특히 기관투자가 보유 비중이 각각 85%, 80%나 되는 알파벳과 메타 등에 비해 훨씬 낮은 44%의 기관 비중을 가진 테슬라는 개인투자자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기후변화 프로젝트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IRA는 새로운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최대 7500달러에 이르는 세액공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법에는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전기차의 경우 차량 가격과 제조국가 제한이 있는데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에 쓰이는 원재료도 미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으로부터만 공급되도록 하고 있다.
테슬라 목표주가를 불과 450달러로 제시하고 있는 토니 새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까지도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의 완성차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고, 테슬라의 제품 라인업 중에서도 `모델Y`와 `세미 트럭` 등이 가장 큰 세제 혜택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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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테슬라는 올해 주당순이익이 작년보다 81%나 급증한 12.29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월가에서는 IRA 수혜 기대로 내년도 테슬라의 실적 전망치까지도 상향 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개럿 넬슨 CFRA 애널리스트는 최근 테슬라 목표주가를 1125달러에서 1245달러로 10% 이상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 모델인 모델3와 모델Y를 판매하는 테슬라가 IRA 최대 수혜를 볼 수 있는 만큼 실적 전망을 높였다”고 말했다.
다만 3대1 주식분할은 기존 주식 1주를 신주로 2주씩 더 늘리는 것이고, 분할 이후 주가는 3분의1로 떨어지고 주식수만 3배로 늘어나게 될뿐 테슬라의 펀더멘털에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갖긴 어렵다. 기존 투자자로서도 보유 주식수가 3배로 늘어날뿐 평가액 자체엔 변화가 없다.
물론 올해는 상황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4일 주주총회에서 주식분할이 승인된 이후에는 오히려 지금까지 주가는 4% 정도 내려가 있다. 이는 테슬라 주가가 6월 중순부터 본격 반등한 탓인데, 최근 석 달 간 테슬라 주가는 42% 올랐고, 한 달 간엔 14% 이상 뛰었다.
세스 골드스타인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760달러로 제시하면서 “ISA 발효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7500달러 세액공제 기준을 웃도는 비싼 차량이 많아 그 혜택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식분할이 테슬라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위터 간에 인수합병(M&A) 무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전날 트위터의 전임 보안책임자가 내부고발자로 나서면서 법정 공방이 머스크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 보안책임자가 트위터가 고의로 가짜 계정을 누락했다고 폭로한 것인데, 앞으로 소송이 머스크 CEO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경우 법적 리스크가 해소하는 동시에 머스크가 테슬라 인수를 위해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잦아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