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리뷰]‘삼성 스마트폰 UV살균기’ 성능 직접 검증해보니(영상)

'코로나19' 특수 타고 일시 품절 사태
세균 검사기로 검증..오염도 하락 입증
가성비는 글쎄.."알코올 솜 만한게 없네"
  • 등록 2020-07-25 오전 8:11:31

    수정 2020-07-25 오전 8:11:31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매일 알코올 솜으로 스마트폰을 닦아왔다. 종일 스마트폰을 쥐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스마트폰 자체가 전염병 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기존 사용하던 알코올 솜 가격이 수요 증가로 5배 이상 폭등하는 것을 지켜봤다. 입사 후 처음으로 퇴사 충동을 느꼈다. 회사를 그만두고 알코올 솜을 한 번 팔아볼까 싶었다. 하지만 월터는 틀렸다. 상상은 현실이 되지 않으니까.

10분이면 살균 끝..일시품절 사태까지

최근 삼성전자(005930)가 출시한 스마트폰용 ‘자외선(UV) 살균기(GP-TOU020SABWK)’를 보고 알코올 솜을 끊기로 했다. 장기간 알코올 솜 사용 시 스마트폰이 부식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삼성 UV 살균기를 구매해 갈아타기로 한 것이다. 해당 제품의 인터넷 판매가격은 4만9500원이다. 쇼핑몰에서 각종 쿠폰을 받아 적용하면 3만원 후반대에도 구매가 가능했다. 최근 논란이 된 모 연예인, 스타일리스트와 달리 정직한 ‘내돈내산’ 리뷰임을 알린다.

구매 후 하루만에 배송받은 삼성 UV 살균기는 생각보다 크기가 컸다. 넉넉한 사이즈로 삼성 ‘갤럭시’ 시리즈뿐만 아니라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 Z 플립’은 물론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등도 넣을 수 있었다. 원하면 마스크나 이어폰, 안경, 시계 등도 살균이 가능했다. 다만 매일 휴대해 다니기는 부담스러운 크기였다.

삼성 UV 살균기의 동작 방식은 간단했다. UV 살균기 뚜껑을 열고 스마트폰을 넣은 뒤 다시 뚜껑을 닫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기기 내부 양단 UV 램프가 10분간 살균을 진행하는 식이었다. 시력 보호 등 안전을 위해 살균 중 뚜껑을 열면 자동으로 살균이 중단됐다.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의 경우 살균을 하면서 무선충전도 가능해 꽤 편리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인터텍과 SGS로부터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 곰팡이인 칸디다 알비칸스 등 99%의 박테리아와 세균을 없애는 것으로 인증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품 출시가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인 시기에 이뤄지면서 ‘코로나19 특수’로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일시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삼성 UV 살균기’ 성능 검증을 위해 오염도를 측정하는 모습.
지인 찬스로 성능 검증..충격적인 결과

문득 궁금해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삼성 UV 살균기의 성능을 검증해보고 싶어졌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인 지인의 도움을 받아 성능 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선 평소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오염도를 측정한 뒤 삼성 UV 살균기에서 10분간 살균 후 오염도를 다시 측정해보기로 했다. 측정은 감염관리 전문 간호사가 직접 진행했다. 측정기기는 의료용으로 쓰이는 대표 세균 검사기인 3M의 ‘LX25’를 활용했다. 4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내시경 등의 오염상태를 측정할 정도로 신뢰성이 높은 기기다.

실험에 쓰일 스마트폰의 최초 오염상태부터 확인했다. 수치가 1059가 나왔다. 충격이었다. 이는 화장실 변기 손잡이(514)와 변기 뚜껑(469)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스마트폰이 변기보다 더럽다는 기사들이 사실이라니. 변기 손잡이보다 두 배 이상 더러운 해당 스마트폰은 기자의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이어 스마트폰을 삼성 UV 살균기에 넣고 돌렸다. 수치가 얼마나 떨어질지 기대됐다. 의료 현장에서 청결하다고 평가하는 기준은 250이하라고 했다. 10분간의 살균 후 스마트폰의 오염상태를 다시 확인했다. 886이라는 숫자가 떴다.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수치가 소폭 낮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변기보다 더러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에서 쓰는 제품에 의료용 세균측정기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는 했으나 살균 후에도 변기보다 높은 오염도가 유지됐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설마 하는 마음에 평소 사용하던 알코올 솜으로 해당 스마트폰을 닦았다. 약 20초간의 살균 이후 재차 오염도를 측정해봤다. 방금까지 886이던 오염도가 155까지 떨어진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아, 알코올 솜 쟁여둘걸”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세균 검사기인 3M의 ‘LX25’를 활용해 측정한 스마트폰 오염도. 평소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최초 오염도(왼쪽)는 1059로, ‘삼성 UV 살균기’에 스마트폰을 돌리고 난 뒤 오염도(가운데)는 886으로, 알코올 솜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닦았을 때의 오염도(오른쪽)는 155로 나타났다. 청결하다고 평가받는 기준치는 250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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