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원장은 지난해 4월 취임 후 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정착에 주력하며 바쁜 첫 해를 보냈다. 올해는 처음 시행하는 정책인 공익직불제가 최대 현안이다. 부정수급을 예방해 실제 경작자가 직불금을 받게 하고 인식 개선과 교육을 통해 농업인의 자긍심을 확대하는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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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원장은 2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직불제 시행과 관련해 “농업인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사전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익직불제란 시세에 맞춰 쌀 위주로 지급하던 변동직불제를 논·밭작물로 확대한 제도다. 농촌의 쌀 편중 현상을 방지하고 소규모 농가에는 일정액(연간 120만원)을 지급해 농가 소득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농관원은 1100여명의 특별사법경찰을 두고 농산물 원산지 표시 등을 단속하는 ‘농업 경찰기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관원 특성을 감안해 공익직불제의 지도·관리와 농업인 의무교육 등의 업무를 맡겼다.
노 원장은 “공익직불제의 체계적인 관리 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농관원이 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며 “관련법 개정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하위 규정과 지침서 개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장비 보급, 콜센터 개소 등 준비를 마쳤다”고 소개했다.
공익직불제는 6월까지 각 지자체에서 신청을 받은 후 농관원이 7~9월 농업인 준수사항 이행여부와 부당신청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직불금을 신청, 수령하는지 여부 확인이 중요 사항이다.
노 원장은 “농업경영체 등록 정보와 비료 신청 등 각종 농업 관련 사업 데이터를 비교해 1차 점검하고 2차로 현장 조사를 나가 실경작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며 “지역 상황을 잘 아는 이장이나 생산자·소비자 단체 대상으로 명예감시원 1200여명을 위촉해 민간 자율 감시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 원장은 “농경지 전자지도인 팜맵에서는 어느 농가가 어느 지역·필지에 농사를 짓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농업용 드론으로는 사람이 가기 어려운 곳의 농지를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익직불제 도입과 함께 주어진 17개의 준수사항을 잘 지키도록 농업인 교육도 실시한다.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직불금 감액 조치가 되는 만큼 농업인 인식 개선을 위한 지도·홍보가 중요하다.
노 원장은 “표준 교육 과정을 만들고 전문강사 양성, 교육관리 시스템 운영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농업인이 준수사항을 쉽게 이해하고 실천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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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농관원 업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주문이나 음식 배달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상 원산지 표시 단속이 과제로 떠올랐다.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은 거래 증가세에 비해 아직까지 원산지 표시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통신판매에서 부정 유통 적발은 2017년 118건에서 지난해 274건까지 늘었고 올해 5월 현재 211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 유통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전국 3곳에 권역별 디지털포렌식 센터를 세워 단속 사각지대를 차단하고 있다. 노 원장은 “과거에는 현장에 나가 장부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을 압수해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산물 도매 유통도 온라인 방식을 시범 도입하는 등 비대면 거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산지 표시는 물론 농산물의 적정 규격도 마련할 예정이다.
노 원장은 “현장에서 현물을 보고 구매하던 것과 달리 온라인 구매에서는 상품의 정보가 중요해진다”며 “상품의 크기나 무게가 어떨지 알 수 있는 표준 규격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일의 당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브릭스(Brix)처럼 농산물의 맛을 알 수 있는 지표 개발도 개발할 방침이다.
노 원장은 “쌀은 지역과 품종을 보고 사지만 맛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데 쇠고기 등급이나 당도처럼 소비자가 알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라며 “해결해야 할 점이 많은 어려운 과제지만 유통 변화에 따라 생산도 변해야 하는 만큼 차근히 준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수현 원장은
△서울대 축산학과 졸업 △일리노이대학 경제학 학사 △서울대학원 농업경제학 박사 △기술고시 23회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장 △농식품부 소비정책과장 △농림축산검역본부 식품검역부장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 △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