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로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0%대로 떨어졌다는 점에서도 총체적인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통화정책에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던 터였다. 결국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주열 총재도 이례적으로 참석한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 회의에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함으로써 한은의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간주되고 있었다.
한마디로 우리는 미국과 같은 저금리 정책에 위험부담이 따르는 여건이다. 그렇다고 코로나 사태로 국경 장벽이 지구촌을 뒤덮어 실물경제 파열음이 터져나오는 데다 금융 불안이 가시화되는 상황을 그냥 지켜볼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러한 ‘유동성 함정’을 감안한다면 금리 인하만으로는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기가 역부족이다. 금리만 내려서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단 기준금리가 0.5% 포인트의 큰 폭으로 인하된 만큼 재정정책을 포함한 모든 정책수단을 함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최선의 정책 조합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