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는 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660.02포인트(2.83%) 급락한 2만2686.22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62.14포인트(2.48%)와 202.43포인트(3.04%) 곤두박질친 2447.89과 6463.50에 장을 마감했다.
애플의 주가가 9.96% 폭락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는 2013년 1월24일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전날(2일) 애플이 핵심 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을 꼽으며 2019 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월~12월)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낮춘 데 따른 여파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예상대로였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는 6% 급락했으며, 결국 기술주(5.07% 하락)의 폭락을 초래했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애플은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미 대형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애플의 현 상황을 과거 몰락한 휴대폰 왕국 ‘노키아’와 비교되는가 하면, 한때 200달러를 넘나들던 애플의 목표주가를 주당 100달러로 내려 잡은 기관까지 등장한 것이다.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60% 급등했다.
전미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대비 5.2포인트 빠진 54.1로 하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는 2016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57.9)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호황’이라는 12월 ADP 민간 고용지표가 나왔지만,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날 8년 만에 미국 연방 하원의장에 다시 오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사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린(逆鱗)인 ‘탄핵’까지 언급,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두 사람 간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을 둘러싼 연방정부의 일시적 폐쇄, 이른바 셧다운 사태를 놓고 각각 트위터에 방송을 통해 강펀치를 주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