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능력중심사회, 직업체험으로 앞당기자

  • 등록 2016-10-28 오전 6:00:00

    수정 2016-10-28 오전 6:00:00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마세요. 진정 원하는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하세요”. 핏비트의 창업자 제임스 박이 작년 디캠프 열린강연에서 한 말이다.

이우영 이사장
부모님은 의사가 되길 바랐지만 그는 사회적 지위, 돈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의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영감을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그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최대한 많이 읽고, 보고, 관찰한다”.

우리 한국사회는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평생직장’의 고정관념이 붕괴되었고 이후 안정성을 향한 새로운 경향이 지배하게 되었다.

올 초 여론조사기관 매트릭스가 중고생 300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미래 직업 인식 조사’를 보면 중고생 10명 중 5명이 장래 직업을 고려할 때 향후 소득과 안정성 등 생계 요소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현상이 신체, 정서, 인지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청소년기의 우리 학생들에게 이런 사고방식과 직업 가치관을 형성하게 한 것이다. 청소년기는 꿈과 현실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이다. 한참 더 큰 꿈을 가져야 할 시기에 도전과 진취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 걱정이 앞선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 2학년 기간 중 한 학기를 시험부담 없이 토론, 실습수업 또는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 탐색 활동, 예술체육 활동 등을 자기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활동형 학습형태이다.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는 직업에 대한 다양한 체험기회 제공이 관건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 폴리텍 대학은 전국 35개의 캠퍼스에서 자유학기제에 참여하는 1,500여 명의 전국 중학생들에게 다양한 전공실습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 위탁과정은 매년 1,0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인문계고에 들어갔다가 취업으로 방향을 선회한 학생들이다. 미래 진로를 적시에 수정할 수 있도록 이동 사다리의 발판이 생긴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대학졸업장으로 취업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보니 막연한 스펙 쌓기 보다는 손에 잡히는 기술 하나가 더 낫다고 생각 했어요.” 폴리텍 직업훈련과정에 들어온 학생들로부터 심심찮게 듣는 얘기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듯 최근 대졸자들의 직업훈련 U턴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폴리텍대학만 하더라도 직업훈련과정에 전문대 이상의 학력자가 47.8%다. 교육생 둘 중 하나는 고학력자인 셈이다. 재교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다. 곧바로 취업문을 연 경우의 기회비용까지 합하면 그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난다.

출범 10주년을 맞이하여 폴리텍대학이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직업체험 한 마당을 마련한다. 폴리텍 엑스포다. 11월 2일부터 이틀간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50여 직종에 대한 직업체험과 시연이 핵심이다.

다양한 직업을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직접 체험하고 상담할 수 있다. 함께 마련된 4차 산업혁명 컨퍼런스는 여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확한 미래 일자리 예측과 인력 양성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사회는 이미 학력중심에서 능력중심으로 전환점을 넘어섰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미래직업을 찾아보고 고민하고 결정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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