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이 늘어난다
빈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구입의 주 연령층은 30대로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전세수요자의 매매전환, 저금리에 따른 금융부담 감소 등으로 소형주택 중심의 실수요가 늘어난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즉, 30~40대에서 세대나 가구분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모와 같이 살기보다는 저금리를 이용해 세대를 분리하여 분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사전 증여차원에서 자녀들에게 새집을 구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집 수리비가 없거나 가족 간의 재산분배 문제, 홀로 지내는 노인들의 요양원 입원 등으로 방치되어 발생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15년 하반기 주택시장전망에서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전체의 주택거래량을 거래원인별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광역시와 기타지방 전체의 재고주택 매매거래증가율보다 분양권과 같은 ’신규주택‘의 거래증가율이 3.4배~3.7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수도권의 경우에도 4월1일부터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최근의 분양열기에 비추어 볼 때 분양권(신규주택)거래 증가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강남이나 역세권 등 아파트 청약 열기는 ‘되는 곳만 잘 되는’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어, 베이비부머들의 다운사이징(면적, 가격, 거주지역 등을 낮추는 행위)통한 출구전략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져 단독주택이나 열세지역 내 소재하는 아파트 등의 빈집 증가 속도는 더 늘어 날 것으로 판단된다.
빈집에 햇볕을..`빈집을 살리자`
또한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는 ‘빈마을’ 또는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 라는 이름의 커뮤니티가 있다. 동네 빈집들을 누구나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는 개방형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한다. 숙박비는 하루 2000원. 집 관리는 들어와 사는 이들 각자의 몫이다. 살림을 가져올 수도 있다. 브라질 여행을 앞두고 거주지가 마땅찮게 된 청년, 조용한 곳에서 학위논문을 쓰고 싶은 대학원생 등이 산다. 이들에게 집은 ‘잠시 머무는 공간’일 뿐이다.일가족의 이주나 독거노인의 사망 등으로 생기는 지방 도시의 빈집은 이런 ‘하우스 노마드(House Nomad)족’에게 유용하다. ‘몸 누일 공간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만 집을 빌려 사는 이들이다.
이와 같이 빈집 살리기는 오래된 주거지를 살려 지역주민들의 정주권과 공동체 및 골목 문화를 지켜내고 도시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존 도심지에 방치되고 있는 빈집은 골목길과 함께 도시공간 내 내재된 다양한 문화자원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형태인 컴팩트시티(CompactCity)가 되기 위해선 빈집 활용 역시 도시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