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분산하는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등의 형태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은 지금처럼 대통령에게 ‘절대 반지’를 끼워주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세월호 사태와 같은 대형 사고가 터져도, 경제 위기로 청년 취업이 어려워져도 대통령만 바라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유튜브에 출연해 온갖 친근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미국이 대통령제 국가가 아니었다면 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대부분 말로가 좋지 못했습니다.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영국의 법학자 액튼 경(Lord Acton)의 격언처럼 지나치게 대통령에게 절대 권력을 부여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로에 큰 흠결이 된 사건. ‘최규선 게이트’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원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최규선씨가 김 전 대통령의 삼남 홍걸씨를 내세워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건데요,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 2012년, 금융당국이 분식회계 혐의를 지적하게 되면서 지난한 법적공방이 이어지게 됐습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당시 이 같은 금융감독원 감리 결과에 대해 유아이에너지와 삼일회계법인은 즉각 이의를 제기했고 금융당국도 이의 제기를 일부 받아들였으니 관련 혐의는 무죄로 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달 15일 대법원도 증권선물위원회가 유아이에너지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적법한 조치라고 인정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재반론도 있습니다. 최씨는 횡령을 목적으로 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아니라 단지 회계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일어난 실수에 불과했다고 해명합니다.
한 때 정권을 흔들었던 ‘최규선 게이트’는 어떻게 귀결될까요. 분식회계 기업과 얽혀 대통령마저도 큰 상처를 입은 사건이었을까요? 아니면 정권을 흔들기 위한 누군가로부터 한 기업인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된 일일까요. 진실은 한 톨의 의심도 없이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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