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스케일링이 치아를 오히려 망친다는 잘못된 속설을 믿고 스케일링을 받지 않는 분들이 많다. 치아가 시리거나 아플까봐 꺼리기도 한다. 또는 약만 먹으면 나을 것을 괜히 돈을 벌기위해 스케일링을 권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스케일링을 받지 않고 초기 단계의 치주염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치주염은 잇몸의 염증에 의해 잇몸 뼈가 녹는 병이라고 했다. 잇몸 뼈가 점점 녹아 없어지면 잇몸이 주저앉기 시작한다. 잇몸이 주저앉으면 치아의 뿌리가 바깥으로 드러난다. 치아의 뿌리가 바깥으로 드러나면 몹시 시려진다. 양치를 할 때, 바람을 들이킬 때 또는 차가운 물을 마실 때 치아가 시린 고통이 시작된다. 한 번 내려앉은 잇몸을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잇몸이 내려앉으면 치아와 치아 사이에도 빈공간이 생긴다. 그리고 이 공간으로 치태와 치석은 더 많이 생긴다.
그런데 가래로라도 막았다면 다행이다. 잇몸수술 마저도 하지 않고 치주염을 계속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치아는 뿌리가 잇몸 뼈에 박힌 상태로 존재한다. 방치된 치주염으로 잇몸 뼈가 뿌리 끝까지 녹아버리면 치아는 더 이상 튼튼하게 버틸 수가 없어 흔들리게 된다. 치아가 흔들릴 때마다 주변 염증 조직을 자극하게 되므로 아파서 음식을 씹을 수도 없다. 이 정도 상황이 되면 스케일링이나 잇몸 수술로도 상황을 개선시키기 어렵다. 결국 아픈 것을 참고 지내거나, 아니면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치과의사들이 스케일링을 권유하면 해도 티도 안나는 치료를 그저 돈을 벌기 위해 권한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환자들이 너무나 많다. 게다가 잇몸수술까지 권하게 되면 스케일링도 좋게 생각하지 않는데 더한 걸 권한다며 화를 내시는 분도 많다.
또 치주염을 너무 오래 방치한 환자에게 이를 빼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그야말로 이도 살릴 줄 모르는 돌팔이 의사로 취급하며 약이나 지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무조건 이를 뺀다고 해서 치과의사들에게 유리한 것은 절대 아니다. 치과의사도 환자에게 건강한 치아가 많이 남아있어야 앞으로 치료할 치아도 많을 것 아닌가. 2015년 새해에는 가래로 막을 번한 일을 호미로 막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미루고 미룬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을 새해 목표로 세워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